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한다”고 했다. 지난 13일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 터진 지 닷새 만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 관련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는 “아직 전모가 밝혀진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상황을 볼 때 당으로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서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심려 끼친 점 당대표로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체류 중인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고도 했다. 

앞서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선출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지난 12일 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두 의원 등이 당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혐의(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를 수사 중이다. 

당시 검찰의 압수수색에 민주당은 “‘국면전환용 기획수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최근 미국 정보당국의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 등 정부·여당의 난맥상을 수습하는 차원에서 검찰이 2년 전 사건을 꺼내 들었다는 주장이었다. 민주당이 태도를 바꾼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해당 의혹이 자칫 초대형 악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관련 녹취록 등 직접적인 증거들이 드러나면서 가능성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와 관련 민주당은 자체적인 진상 파악보다는 송 전 대표 귀국을 종용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셀프조사’는 것은 결국 ‘셀프면책’의 길로 가는 것 아니냐는 비난과 비판이 있었다”며 “송영길 전 대표가 조기 귀국해 현재 국면에서 책임 있게 응하라고 하는 것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송 전 대표는 조기 귀국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돈 봉투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포함해 항간에서 돈을 받았다는 의원 명단이 도는 것과 관련해서 권 수석대변인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답했다.

글=박지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