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 그룹 와그너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종전(終戰)’을 강력히 건의했다. 전쟁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이유에서다.

16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이날 프리고진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국가 권력과 현재 사회를 위해 특별 군사 작전에 완전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면서 “이상적인 방법은 특별 군사 작전의 종료를 발표하고 러시아가 계획한 목표를 모두 달성했다고 발표하는 거다. 우크라군 병력을 대규모로 소모시켰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 실제로 목표를 달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로선 반격이 시작된 이후 전방 상황이 악화할 수 있는 위험이 상존한다”면서 현재 유일한 선택지는 “웅크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제적으로 전쟁 종료를 선언해 방어 태세로 돌아서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현재 전선에서 러시아의 공세는 약화하는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초부터 서방으로부터 현대식 전차와 장거리 미사일, 전투기 등을 지원받고 병력 훈련을 대부분 마쳤다. 조만간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프리고진은 다만 러시아의 점령지 반환을 뜻하는 협상에는 반대한다고 했다.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종전 조건은 우크라이나의 비나치화, 비무장화, 돈바스 지역 안보보장 등 세 가지 목표를 고려하는 복합적인 평화협정의 체결”이라고 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이번 전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유출된 미국 정부 문건을 분석해 “미 국방부 정보국(DIA)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느 쪽도 승리하지 못하고 종전 협상도 거부하는 상황이 2024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2월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구성원들에게 “휴전 협정은 무익하며 러시아에게 속아 넘어가는 것”이라는 말도 했다.

글=박지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