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2020년 옥중 입장문 발표와 진술 번복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당시 변호인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지난달 10일 영장 기각 이후 한 달 만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준동 부장검사)는 10일 이모(某) 변호사에게 위증교사·무고·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봉현에게 옥중 입장문 발표와 이후 진술 번복을 조언하고 법정에서 거짓 진술을 하게 시킨 혐의다.

지난 2020년 4월 체포 이후 꾸준히 ‘문 정권 로비’가 있었음을 증언했던 김봉현은 6개월 후 돌연 태세를 바꿔 그해 10월 옥중 입장문을 냈다. 골자는 ‘사실 문 정권 정치인은 한명도 연루되지 않았는데, 검사의 회유로 거짓 증언했으며, 이 과정에서 현직 검사 3명에 대한 접대가 있었으므로 반드시 ‘검찰 개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은 이 입장문을 기해 “중앙·남부지검은 윤석열 총장 지휘를 받지 말고 결과만 보고하라”면서 라임 로비 의혹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또한 “라임 사건에서 술 접대 의혹이 불거진 검사와 수사관을 수사와 공판팀에서 배제하라”며 ‘권력형 비리’를 ‘검찰 게이트’로 바꿨다. 추 장관은 그해 10월 26일 국정감사에서 “김봉현의 말이 사실이라면 공익제보자로 추켜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했다.

이모 변호사는 이 같은 김봉현의 옥중 입장문 발표 이후 ‘(김봉현을 위한) 탄원서 수집’에도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당시 탄원서 작성을 부탁 받았다는 A씨는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 무렵 이 변호사가 탄원서를 써달라고 했는데, ‘모양새가 이상하지 않느냐’며 거절한 일이 있다”고 했다. A씨는 라임의 부동산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사(社) 관련인들과 소송 중인 인물로, 그 역시 라임 사태의 피해자다. 이 변호사와는 법정 등에서 몇 번 마주친 인연이 전부다.

A씨는 이어 “그날 이 변호사는 ‘전차장치를 차는 조건으로 보석을 신청할 예정’이라면서 ‘김봉현은 곧 나오게 될 것’이라는 말도 했다”면서 “그래서 의아하다는 생각을 했다”고도 했다.

김봉현의 이른바 ‘집사 변호사’ 역할을 한 이 변호사는 민변 출신이다. 지난 2014년 민변에서 세월호 관련 변호 활동을 했으며, 최근에는 김건희 여사 허위 경력 의혹, 한동훈 법무장관 자녀 논문 의혹에 대한 고발에도 관여했다.

이 변호사는 12일 이와 관련 “A씨와는 법정서 대면한 것 외에도 유선 상으로 ‘라임 피해 회복’이라는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서 수차례 소통해오던 사이”라면서 “이처럼 정보 교류를 하는 과정에서 ‘탄원서’ 이야기가 나온 것이지, 이를 목적으로 A씨에게 접근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탄원서를 낸다고 전자보석이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큰 의미가 없었던 말”이라고 덧붙였다. 

김봉현은 옥중 입장문 발표 약 9개월 이후인 지난 2021년 7월 ‘전자보석’으로 풀려났다. 김봉현의 옥중 입장문에 등장하는 전관 변호사 A씨는 지난 2020년 11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봉현이 옥중 서신을 통해 얻으려고 한 것은) 전자보석 밖에 없다”면서 “법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전자 보석 결정이 떨어지지 않아야 옳지만, 아마 김봉현에게 전자 보석을 약속한 세력이 있을 거다. 기다려 보면 알 것”이라고 했다.

한편 검찰은 보강수사 과정에서 이 변호사가 옥중 입장문 발표 직전 당시 열린민주당 손혜원 의원, 황희석 최고위원과 만난 사실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이 만남이 김봉현의 옥중 입장 발표에 영향을 끼쳤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김봉현에게 전자보석을 약속한 이가 누구인지도 수사를 통해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했다.

글=박지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