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기억력-집중력 향상 음료'라고 속여 마약성분이 포함된 음료를 시음시킨 뒤 협박까지 한 사건의 피해자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6일 교육계와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메가ADHD라고 써있는 흰색병의 음료를 마셨다"는 학생이 최소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음료에는 메스암페타민 즉 필로폰 성분이 포함돼 있었다. 

지난 4일 "대치동 은마사거리 인근에서 시음 음료를 마시고 몸이 이상해 병원에 가보니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는 신고가 접수되고 경찰이 일당 중 두 명을 검거했다. 그러나 시음을 시킨 사람들은 "단순히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주범은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현재 6일까지 경찰에 신고된 사례는 6건이지만, 각 학교 교사들이 사건과 관련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거나 학생들의 SNS와 온라인커뮤니티 등을 통해 나타난 섭취 사례는 이미 수십건이 넘는다. 대부분 대치동 학원가를 이용하는 8학군 고등학교 재학중인 학생들이다. 

일부 맘카페들에서도 "아이가 (음료를) 마시는 친구를 봤다고 했다", "(마신 아이가)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 들고 사과맛이 난다고 했다" 등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음료를 마시고도 마약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에너지드링크나 건강보조제 정도로 생각한 학생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마약 음료' 일당은 지난 3일 오후 6시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에서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수인데 시음 행사 중”이라며 고등학생들에게 음료수를 건네 마시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음료를 권유하면서 “구매 의향을 조사하는 데 필요하다”며 부모 연락처를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일부 부모에게 연락해 “협조하지 않으면 자녀가 마약을 복용한 것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