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을 할 당시 비서실장을 했고,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비서실장을 맡았던 전형수씨가 사망하자 '이재명 사퇴론'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망한 전씨가 '이재명 관련 의혹' 중 관여했다고 의심받는 대목은 '성남FC 후원금 의혹'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등이다. 

이재명 대표는 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있었던 전형수씨 사망과 관련해 "이게 검찰의 과도한 압박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인가"라며 "아무리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이 억울한 죽음들을 정치도구로 활용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당하는 게 제 잘못인가. 주변을 먼지 털듯이 털고 주변의 주변까지 털어대니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견뎌내나"라며 "그야말로 광기다. 검찰의 이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전형수씨는 소위 '이재명과 함께 한 죄' 때문에 사망했다고 봐야 한다. 이재명 대표의 유무죄, 전씨가 수행했던 업무의 불법성 여부를 떠나서 그가 이재명을 보좌하고, 그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은 처지가 됐고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재명 대표가 주장하는 것처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압박을 느껴 심적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전형수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든지, 아니면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과 경기도지사 시절 '측근'에서 실제로 후일 사법 처리를 받을 만한 일을 했든지, 그는 '이재명'과 함께 했다는 이유로 오늘날 이런 입장이 된 셈이다. 

그럼에도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최측근'의 죽음에 대한 '애도'보다는 '검찰'에게 책임을 돌렸다. 이 대표는 전형수씨 사망에 대해 자신의 도의적 책임을 밝히는 대신, "검찰 수사 때문이지 이재명 때문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비정한 정치라고 하지만, 이 억울한 죽음 정치도구로 활용하지 말라"라고 했다. 지금 전씨의 죽음을 이용해 자신을 압박해 오던 검찰을 공격한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이 같은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내 소위 '비명계'는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2월 27일, '이재명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당내 이른바 '친명' 세력과 '이재명 퇴진'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수적 열세, 대안 부재 탓에 비명계가 주춤하는 사이 이 대표와 친명계가 표면적으로는 '당내 소통 강화' 등을 운운하면서 당내 갈등이 일부 수습되는 분위기를 보였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과의 일본과의 관계 발전을 강조하자, 이에 '친일'이라고 반발하며 선전전에 나서면서 '이재명 문제'는 잠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계속 되는 '이재명 의혹' 관련 인사들의 죽음에 따라 다시 '이재명 의혹'들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그 영향으로 '이재명 퇴진론'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참고로 유족이 유서 공개를 거부해, 그 진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숨진 전형수씨 역시 유서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정치를 내려놓으라" "더는 희생자가 없어야 하지 않느냐?"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