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로부터 이른바 ‘백현동 로비스트’로 알려진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 관련 "백현동 택지개발 사업 인허가 김인섭이 다 해줬다고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남 변호사는 이 같은 진술을 문재인 정권 시절인 2021년 10월 24일 했다.   

소위 친문재인 정권의 조사팀은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하고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인섭 전 대표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남 변호사의 진술을 토대로 조사했으면 의혹이 빠른시간에 밝혀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인섭 전 대표에 대한 수사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수사팀이 교체되고 나서야 이뤄지고 있다. 

당시 남 변호사는 "김인섭 부위원장은 시장(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과 직접 대면하는 사이라 들었다"며 "이재명 시장도 함부로 못 하고 시 국장들도 함부로 못 대하는 사람이라고 들었다"고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김인섭 부위원장의 부탁은 어지간한 것은 다 들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검찰이 "김인섭은 어떤 사람인가"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성남에서 아주 유명하신 분"이라면서 "2015년 5월 저와 조우형(부산저축은행 브로커)가 구속됐을 무렵 김인섭 부위원장도 알선수재로 구속됐는데 그때 같은 방을 써서 인연이 됐다"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출소 후 조우형을 통해 한번 보고 싶다는 연락이 왔었는데 따로 만난 적은 없다"며 "최 회장(성남지역 유명한 로비스트)보다 더 센 로비스트"라며 "성남시에서 가장 영향력이 센 로비스트라고 알고 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김인섭을 부위원장이라고 호칭하는 데 대해 "휴대전화에 그렇게 저장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남 변호사는 "백현동 택지개발 사업 관련 인허가를 김인섭 부위원장이 다해줬다고 들었다"면서 "굳이 표현하면 김인섭 부위원장은 ‘허가방’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지난 7일 검찰이 성남시청 등 40여 곳에 대해 압수 수색을 벌인 ‘백현동 개발 특혜’ 사건에서도 배임 혐의 피의자로 수사 대상이 돼 있다. 

백현동 개발은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지은 사업이다. 시행사가 2015년 이재명 대표의 과거 성남시장 선거 선대본부장 출신인 김인섭 전 대표를 영입한 직후 성남시가 부지 용도를 4단계 높여주는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있다. 성남시가 민간 임대를 10%로 줄이고 분양 주택을 90%로 늘려줬다는 의혹도 있다. 시행사는 3142억원의 수익을 얻었다고 한다.

이 사건을 처음 수사한 경찰은 김인섭 전 대표를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송치했고, 성남지청은 이 사건 구조가 대장동 특혜 비리와 비슷하다고 보고 서울중앙지검에 사건을 넘겼다. 김씨는 백현동 개발이 진행되던 2014~2015년 정진상씨와 총 115차례 통화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