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야 3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8일 국회에서 가결시켰다. 

장관 등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진 것은 75년 헌정사에서 처음이다.  탄핵소추안이 접수되면 헌법재판소는 180일 안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이 공동 발의한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쳤다. 탄핵소추안은 총투표수 293표 가운데 찬성 179표, 반대 109표, 무효 5표로 가결됐다. 야 3당 의원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실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의회주의의 포기이며 의정사에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의정사에 유례없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 점에 대해 총리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당 국민의힘은 즉각 규탄대회에 나섰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국회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오늘 민주당이 국회에서 저지른 일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는 반헌법적 폭거이자 의회주의 파괴”라고 성토했다.

국회법에 따라 권한 행사가 정지된 이 장관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성실히 임해 이른 시일 내에 행정안전부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저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주심 재판관을 정하고 변론 등 과정을 거치게 된다. 헌정 사상 탄핵심판은 이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임성근 전 부장판사에 이어 네 번째다. 탄핵심판 정족수는 재판관 9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참여해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쟁점은 모두 직무집행에 헌법이나 법률상 위배가 있는지 여부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청구는 기각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청구가 인용돼 파면 결정이 내려졌다.  가장 최근 사례였던 임성근 전 부장판사는 이미 임기가 끝나 파면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본안에 대한 심리 없이 각하가 선고됐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