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관광 활성화 견인하는 청년 활동가

“과거 석탄을 캐내던 광산 지역을 문화·관광 자원을 캐내는 광산으로 탈바꿈하는 게 목표입니다. 영월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내 알리고 행복한 영월을 만드는 게 제 역할 아닐까요”

김태호(39) 영월두레 PD는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사업체 육성·발굴 등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꾸리고 고향을 알리는 일에 매진 중인 귀향 청년이다. 영월에서 나고 자란 김 PD는 대학 입학과 함께 서울 생활을 시작했다. 졸업 후에는 여행·숙박 플랫폼 기업과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플리케이션 기획, 마케팅 등의 일을 했다. 인생은 한 번 뿐이니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즐기며 살자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가치관을 좇아 살아보기도 했다. 3년간 제주에서 파도를 타며 욜로족으로 살았다. 고향에 돌아온 건 2019년 말, 영월에선 숙박시설을 수리하는 노동자로, 또 청년 창업과 소상공인을 홍보하는 활동가로 지내다 올해 초 영월 관광두레 PD에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관광두레는 지역 주민 공동체 중심의 관광 관련 사업체를 발굴, 지원하고 이를 통해 지역 관광 활성화를 꾀하는 사업으로 관광두레 PD는 각 지역에서의 사업 계획 수립 및 주민 사업체 지원 등을 담당하는 현장 활동가다. 관광두레 PD가 된 뒤부터 김 PD의 삶의 목표는 ‘영월을 알리는 것’이 됐다. 스스로를 ‘걸어 다니는 홍보 간판’이라고 소개할 정도로 발품은 물론이고 블로그와 SNS 등 가능한 한 수단을 총 동원해 영월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관광두레 첫해, 주민사업체 4곳 선정 쾌거

김 PD는 영월을 아직 변방이지만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곳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유명 관광지에 비하면 아직 모르는 사람도 많고 노령화, 인구 소멸 등 여느 지방 군 단위 지자체처럼 당면 과제가 많지만 영월은 점차 발전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잘 갖춰진 생활 인프라와 청정 자연환경으로 귀농·귀촌 적지로 각광받고 있고 다양한 청년 창업 지원 사업을 통해 청년층의 유입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영월은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3차례 선정을 비롯해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선정, 문화체육관광부 관광두레 사업 선정 등 다양한 정부 정책 사업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며 “동서 고속도로 개통과 고속 열차 도입 등 교통 여건 개선과 함께 영월은 한층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김 PD는 “영월은 누구나 자신만의 노하우를 살려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관광두레 PD로 활동한 첫해 성과로는 지역 사업체 4곳이 관광두레 주민사업체에 선정된 것을 꼽았다.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선정 사업은 관광두레 사업 지역 내 숙박, 체험, 식음 등 관광 관련 사업체를 선정해 컨설팅, 견학, 법률·세무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올해 영월에선 ‘이 달엔영월’ ‘동강리버버깅 협동조합’ ‘영월愛살으리랏다’ ‘별애별빵1984’ 등 주민 사업체 4곳이 선정되는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지난 9월 진행된 2022년 관광두레 스토리텔링 공모전에서는 이중 ‘동강리버버깅 협동조합’이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누구나 청년이 되는 기회의 땅으로 오세요”

김 PD에게 영월은 ‘기회의 땅’이다. 누구나 자신의 노하우를 활용해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김 PD는 “도시처럼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작은 성공을 통해서도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곳”이라며 “중장년층도 영월에 오면 청년이 돼 지역 사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김 PD는 농사 중심의 귀농보다는 자신이 쌓아온 기술과 노하우를 살려 일하고 정착할 수 있는 방식의 귀농·귀촌을 고민할 것을 권한다. 그는 “이미 수요가 충분한 포도, 사과, 옥수수 등 기존 농사로는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영월은 물론이고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차별화된 아이템을 찾아 도전한다면 성공적인 귀농·귀촌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영월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김 PD는 “나를 좀 써먹으라”고 말한다. 그는 “농사든 펜션이든 한 가지로만 승부를 걸게 아니라 지역 사회, 마을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맺고 협업하면서 다양한 길을 모색할 수 있다”며 “관광두레 PD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 새로 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