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야구 응원문화는 해외에서도 관심을 끈다. 야구장에 4~5명의 공식 치어리더가 있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지 않을까.

팀별로 선수마다 응원가가 있다. 과거에는 유행가 가락에 맞춰 개사한 노랫말을 붙였는데 저작권법(저작인격권 논란) 때문에 흐지부지됐다. 심지어 롯데 응원곡의 하이라이트인 트로트 ‘부산 갈매기’, 삼성 라이온즈의 떼창 응원곡 ‘엘도라도’를 부를 수 없는 형편. 그래도 큰 확성기에서 응원가가 쏟아진다. 구단 측이 독자적으로 응원가를 만들었는데 ‘흥(興)한’ 관중들이 자발적으로 옛 응원가(유행가)까지 억지로 막기 곤란하다.

응원은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지만 때로 경기 관람을 방해한다. 미국과 일본 야구팬들은 누가 주도적으로 분위기를 끄는 응원을 싫어하는 편이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0년대에는 북과 징, 꽹과리 등이 응원도구로 등장했지만 언제부턴가 막대풍선이 등장했다. 이른바 막대풍선 벌룬 스틱스는 길이가 65cm에 폭 10.5cm였는데 서로 두드리면 박수소리보다 10배 이상 소리가 크다. 세계 최초라고 한다. 막대풍선을 처음 도입한 구단은 LG 트윈스. 막대풍선 색깔은 각 팀마다 다르다.

예컨대 삼성은 파란색, 한화는 주황색, 두산은 흰색, LG는 빨간색, 키움은 분홍색 등이다.

사진=조선DB, 스포츠조선

구장별로 다양한 응원 먹거리들이 존재하는데 지역의 대표 음식인 경우가 많다. 인천은 아이스크림 츄러스, 서울은 와플 불족발 불곱창, 고척은 닭강정, 수원은 보영만두 진미통닭, 대전은 농심가락국수 떡볶이 어묵우동, 대구는 치킨 납작만두 문어꼬치, 부산은 순대볶음, 창원 피자, 광주는 햄버거와 양동통닭 족발 등이 유명하다. (유명하다지만, 가끔 실망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미지=KBS TV 캡처

롯데 자이언츠의 응원 문화 중 하나로 ‘봉다리 응원’이 있다. 봉다리는 봉지, 봉투의 영남 방언이다.

롯데의 팀 컬러인 주황색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관중들에게 나눠주면서 봉다리 응원이 롯데만의 응원 문화가 됐다.

2006년부터 경기 전 관중을 대상으로 비닐봉지를 나눠줬는데 흔히 7회초가 시작될 때 구단으로부터 쓰레기봉투를 건네받은 팬들은 비닐봉지에 바람을 넣어 묶은 뒤 머리에 쓴다. 여성들은 봉지를 미키마우스 귀처럼 만들어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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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다리 응원은 덕에 관중석 쓰레기가 상당히 줄어들었고 쓰레기 투척 추태도 사라졌다고 한다. 그러나 2021년부터 봉다리 응원이 금지되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비닐봉지 등 일회용품 사용이 불허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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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인 응원은 KIA 타이거즈 팬들도 열성적이다. 충성도 높은 팬들도 많고 응원문화도 ‘최강기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열정적이다. 빨간색과 감색을 팀 컬러로 내세우고 있는 기아 타이거즈는 뜻밖에도 노란색 막대풍선을 쓰고 있다. 일부 KIA 팬들은 노란색 응원막대를 ‘단무지’라고 부른다.

“마!” “와!” “뭐여” “뭐꼬”

각 구단마다 독특한 응원 구호가 있는데 롯데 자이언츠은 “하지 말라”는 뜻의 “마!”를 자주 외친다.

금지의 뜻만이 아니라 “인마!”를 줄인 의미도 함축돼 있다. 인마의 본디말은 ‘이놈아’이다. ‘인마’의 의미로 ‘임마’를 쓰는 경우가 있으나 국립국어원에서는 ‘인마’만 표준어로 삼는다.

롯데의 암흑기였던 2002년.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롯데 응원단장이었던 성민재 응원단장이 “마!” 구호를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주로 상대 투수가 롯데 주자를 견제할 때 응원석에서 터져나온다. 투수를 압박하는 임팩트 면에서는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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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팬들의 “마!” 응원에 대응하는 타팀 팬들도 독자적인 구호를 만들었다. 나무위키 설명을 빌리면 이렇다.

<다른 팀들은 왜! 라고 대답 하기도 한다. 또, “마!”에 “왜!”라고 답하면 롯데 팬들은 미쓰에이의 Bad Girl Good Girl의 가사인 ‘Shut Up Boy’로 말하고 타팀 팬들이 이효리의 치티치티 뱅뱅의 가사인 ‘네가 그냥 그냥 그냥 웃긴다’라고 답하는 훈훈한 광경이 연출된다.>

롯데 팬들의 “마!”에 대해 삼성 팬들은 “와?”라고 맞불을 놓았다. “와?”는 영남 사투리로 “왜?”라는 뜻이다.

어쨌든 영남 팀이니 가능했던 반격이었다. “마!”와 “와?”가 오가는 경기장 분위기는 자연스레 ‘업’된다.

2012년 NC 다이노스 - 롯데 자이언츠 KBO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롯데 투수가 견제구를 던지자 NC 응원석에서 “마!”가 나오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그리고 NC 투수가 견제구를 던지자 롯데 원정팬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마!”를 외쳤지만 마산 아재들의 답변은 “산!”이었다.

그리고 훈훈하게 이어지는 “마!” “산!” “마!” “산!”의 열창…. 그리고 2014년부터는 완전히 정착했다.

사진=조선DB, 스포츠조선

그런데 비슷한 의미로 한화 이글스 팬들은 “뭐여~”라고 떼창을 한다. “뭐여~”는 “이게 뭐야”라는 뜻이다. 충청도 사투리는 “~햐, ~여, ~겨”를 곧잘 쓰는데, 짧게 딱딱 끊어지는 경상도와는 다르게 늘어지고 여유로운 충청도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네이버 블로그 Helena 참조)

아이고 피곤해 : 피곤혀~

뭐라고 하니? : 뭐라는겨?

이게 뭐야? : 이게 뭐여?

한화 팬들의 “뭐여~”와 비슷하게 삼생 팬들은 “뭐꼬~”도 자주 외친다. “뭐니?”에 대한 경상도 사투리가 “뭐꼬”다. 상대 투수가 삼성 주자를 견제했을 때 응원석에서 터져 나온다.

뜻밖에도 야구장에서 지방 사투리가 위력을 발휘한다. 수도권 팬들은 다소 억울할지 모른다.

수도권 야구팬들은 지방 구장의 ‘견제 응원’에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상대선수를 조롱하는 식의 응원은 야구 경기력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