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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북한

北 핵실험때마다 자연지진 발생...미국 지질조사국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이 지하에 스트레스 주었을 것"

5차 핵실험 이후 경주에 규모 5.4급 지진 발생했고 이번에도 규모 3.0 지진 발생

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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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9월 23일 규모 3.0(기상청 추정)의 자연지진이 발생했다. 이와 비슷한 전례는 5차 핵실험 이후에도 있었다. 2016년 9월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9월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4의 자연지진이 발생했다. 그 후에도 수백 차례의 크고작은 여진이 발생해 상당수의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다. 

월간조선은 작년 미국 지질조사국과 국내 지진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진행, 북한의 핵실험과 자연지진의 연관성을 물어봤다. 당시 인터뷰 내용이다.  



  “Induced Seismicity” 우리말로 ‘유도지진활동’이다. 유도지진활동은 무엇인가. 문자 그대로 지진을 유도하는 활동을 일컫는다. 지질학 관련서에는 유도지진이 예를 들어 탄광의 석탄 채굴 등을 위해 지하에서 다량의 다이너마이트(TNT)를 폭파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적인 지진을 불러올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런 지진 유도활동에는 인공 폭파 외에도 물의 인공 방류, 지하 개발 및 건설 활동, 유전 개발 등이 포함된다.
  
  공교롭게 경주 지진 발생 일주일 전쯤에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했다. 이 핵실험과 경주 지진은 무슨 관계일까. 많은 이가 이런 의구심 때문에 SNS에 “북핵이 지진을 불러왔다”거나 “북한 때문”이라는 글을 올렸다. 국내 일부 언론이 지진전문가들에게 이 둘의 상관관계를 물었으나, “연관성은 전혀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탄광의 폭약 사용만으로도 지진 불러올 수 있다는 유도지진활동학
  
  탄광의 채굴 중 사용한 다이너마이트가 지진을 유도하는 도화선이 된다면 규모(magnitude) 5.3에 달했던 북한의 5차 핵실험이 경남권 지진에 미친 영향은 없을까. 이번 북핵실험은 다이너마이트 10킬로톤(kt)의 위력이며 다이너마이트 1000톤(t)의 10배에 달하는 양을 동시에 터트린 것과 같다.
  
  과거 미국이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이 15킬로톤이었는데 5차 북핵실험은 히로시마 원폭에 버금간다. 북한의 3차 핵실험 당시 폭발량이 6~7킬로톤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차 핵실험은 더 강해진 것이다. 《월간조선》은 국내 한국지반공학회와 미국의 지질조사국(USGS)에 이번 경남권 지진에 대해 문의해 봤다.
  
  다음은 한국지반공학회와 주고받은 일문일답이다. 답변에는 김동수 KAIST 교수, 박두희 한양대 교수, 장용채 목포해양대 교수, 백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이 참여했다. 
  
  — 국내는 약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전문가가 지진의 안전지대로 말해왔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이런 주장을 뒤엎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물론 지진도 더러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한반도의 역사적 지진 기록을 보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준 지진은 상당수 있었습니다. 지진은 주기성을 가지고 있고 한반도가 판 내부에 있다 해도 동일본 대지진처럼 판 경계에서 일어난 지진에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경주 지진도 동일본 대지진에서 발생한 응력이 한반도로 전달되었고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경주의 양산단층에서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 지진의 원인은 대륙의 판끼리 충돌하면서 발생한다고 일반인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럼 이번 국내 지진도 그런 지각활동의 일부인가요?
  
  “한반도는 판 내부에 위치하고 있어 일본과 같은 판 경계에서 일어나는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나진 않습니다. 그러나 판 내부에도 활성단층은 존재합니다. 이번 경주 지진은 동일본 대지진의 해소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국내 전문가, 북핵실험과 지진 연관성 없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홈페이지. 사진=홈페이지 캡처
  — 유도지진활동 중에는 탄광의 폭약 사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이 경남권 지진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은 없나요? 올해만 북한은 4차와 5차 두 차례 연이은 핵실험을 지하갱도에서 감행했습니다.
  
  “심부 지열 발전(深部地熱發電)이나 셰일가스 개발에 사용되는 지하 수압파쇄로 인한 유도지진활동은 실제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핵실험으로 발생한 진동과 그 거리를 고려했을 때 경주 지진을 유발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 그럼 향후 북한이 핵실험을 더 한다면, 지진이 발생할까요?
  
  “재차 말하지만 북핵실험 장소와 거리가 멀고 핵실험의 규모가 크지 않아 남한 지진에 영향을 주었다 보기 어렵습니다.”
  
  — 한반도의 국토면적이 작습니다. 시소처럼 한쪽에 사람이 앉으면 반대쪽이 곧장 들리듯이 이번 북핵실험이 한반도의 산맥을 타고 남부로 전달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가능성이 없습니다.”
  
  — 태백산맥은 북에서 남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이런 한반도 척추 역할을 하는 태백산맥을 타고 진동이 전파될 가능성은 없나요?
  
  “태백산맥은 주로 화강암이나 화강편마암으로 되어 있어 저반구조 형태입니다. 진동을 전하는 구조로 보기 어렵습니다.”
  
  — 과거 국내에서 발생했던 강도 3 이하의 지진에서는 여진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왜 여진이 많았습니까?
  
  “여진 발생의 횟수와 지속기간은 본진(本震)의 규모와 상관이 큽니다. 규모가 작은 지진일수록 여진은 발생하지 않거나 수가 적습니다.”
  
  — 비슷한 시점에서 남한은 지진으로 피해를 봤고 북한은 홍수로 피해를 봤습니다. 홍수와 지진이 관계가 있나요?
  
  “관련이 없습니다.”
  
  유사한 질문을 이번에는 미국 지질조사국에 보냈다. 다음은 미국 지질조사국에서 돌아온 답변이다. 일부 질문에선 한국 전문가들의 주장과는 상반된 답을 하기도 했다.
  

  — 한국은 유라시아판으로 일본의 태평양판과 달리 지진의 안전지대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주장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은 지진의 안전지대인가요?
  
  “지진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발생합니다. 한국이 완벽히 안전한 지역이라고 지질구조적(tectonically)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에 산이 많다는 것은 (판의 충돌로 인해) 땅이 솟아올랐다는 방증입니다. 한국은 강도 5.0 이상의 지진만 20세기 들어서 4차례가 기록됐습니다. 1996년 12월 4.5 강도의 지진이 영월에서 발생했고 1997년 6월 경주 지진이 4.3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이 지진의 진원지(epicenter)는 양산단층이었으며, 이 단층은 잠재적 활성단층으로 보입니다. 이번 경주 지진 전 강한 지진이 1980년 북한에서 발생했습니다. 이 지진의 강도는 5.3이었습니다. 2004년에도 경북 지역에서 강진이 있었습니다.”
  
  — 미국 지질조사국에선 2015년 흥미로운 조사보고서를 출간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1957년 오클라호마 대지진이 유도지진활동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최초로 밝혀낸 것입니다. 내용을 보면 미국의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열발전소(The Geysers)에서 방류한 온수가 지반을 약화시켜 대지진을 불러왔다는 것입니다. 이런 물의 방류를 포함한 탄광 채굴을 위한 폭약 사용 등이 유도지진활동의 대표적 예입니다. 이번에 북한은 5차 핵실험을 했으며 그 폭발력은 다이너마이트 약 10킬로톤에 달합니다. 이 북핵실험이 남한의 지진을 유도했을 가능성이 있나요?
  
  “유도지진활동은 일반적으로 장거리를 지나 영향을 주긴 어렵습니다.”
  
  — 미국 지질조사국이 앞서 지열발전소의 방류와 대지진의 연관관계를 조사했듯이 북핵실험과 지진의 상관관계를 조사한다면, 얼마나 걸릴까요? 일반적인 유도지진활동 조사에는 오랜 기간이 걸리나요?
  
  “미국 지질조사국은 그런 조사를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경주 지진과 핵실험이 연관되었을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입니다.”
  
  
  북핵실험으로 북한 지역 지각 내 스트레스 축적되었을 가능성
  
지난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지헌철 센터장이 인공지진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있다. 사진=조선일보
  — 북한의 핵실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빈도가 늘어나고 있으며, 강도는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4차 핵실험에선 다이너마이트 7킬로톤 규모였고 이번 5차는 10킬로톤 이상의 규모입니다. 4차와 5차 모두 올해 있었으며 그 기간은 약 8개월입니다. 이는 앞서 2차 4킬로톤 규모와 3차 7킬로톤, 2년에서 3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실험한 것과는 분명 다릅니다. 즉 핵실험의 간격이 점차 줄어드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것이 지속적으로 지하에 스트레스를 축적시켰을 가능성은 없나요?
  
  “이번 5차 북핵실험은 강도 5의 인공지진이었습니다. 이것이 아마도 일부분 지하에 스트레스를 가했을 것입니다. 추측건대 수 킬로미터 반경 정도의 지하 지역에는 영향을 주었을 겁니다.”
  
  — 한국에선 두 가지 상반된 관측이 이슈입니다. 하나는 기상청의 더 이상 강도 5 이상의 지진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과, 다른 하나는 일본 도쿄대 지진전문가의 충분히 5 이상의 지진도 한국에서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어느 쪽 분석을 믿어야 할까요?
  
  “20세기와 21세기 한반도의 지진발생 기록을 보면 강도 4와 5 규모의 지진이 이어졌습니다. 이 사실만 봐도 앞으로 더 강도가 강한 지진이 한반도에 피해를 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빈도가 매우 뜸합니다. 따라서 미국 지질조사국은 얼마나 자주 이런 지진이 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강력한 지진은 그 빈도가 10년 이상(decades)의 주기로 올 수 있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도 경주 지진 예측하지 못했다
  
경주 지진 발생 이후인 9월 20일 무너진 기와지붕 교체작업이 진행 중이다. 사진=조선일보
  — 지진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가령 뿌리가 깊은 나무를 다량 심는다거나 지반을 안정화할 수 있는 방법 말이지요.
  
  “지진을 막을 방법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지구의 지각에 내재된 스트레스는 매우 깊숙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거대한 규모의 힘이 지각층에 직접 가해지거나 그 상층 지각판에 영향을 주었을 때 발생합니다. 따라서 나무를 심는 정도론 예방이 불가합니다. 아마도 건물을 모두 내진 설계화하고 노후 건축물이 지진에도 버틸 수 있게 보강해야 할 것입니다.”
  
  — 이번 경주 지진 발생 때, 북한은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둘이 관계가 있나요?
  
  “이 부분에 대한 과학적 분석자료가 없어 답변이 불가합니다.”
  
  — 미국의 지질조사국에선 별도로 한반도 지진을 전담해 분석하고 있나요? 이번 한반도 지진 발생 전에 미국 지질조사국에선 이 지진이 오는 걸 알았나요?
  
  “미국 지질조사국에선 한국의 지진을 별도로 연구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지진은 예상이 어렵고 특히 한국의 지진은 그 빈도가 뜸해 예측이 어렵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북핵과 지진의 상관관계가 없다면서도 구체적인 질문을 던질수록 답변은 달라졌다. 북핵실험 지역 주변의 지각에는 스트레스가 축적되었을 수 있다는 말을 했다. 분명 북핵실험으로 인해 한반도의 지각에 스트레스가 내재되어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지질전문가는 “북핵과 지진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싶어도 이름을 내걸고 말했을 경우 돌아올 후폭풍 때문에 쉽게 답하지 못한다. 한반도는 타 국가보다 국토가 작아 남북의 지각이 얼마든지 상호간 영향을 줄 수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툭 터놓고 말할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지질조사국도 다년간의 연구 끝에 지열발전소의 방류가 오클라호마 대지진을 불러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북핵실험과 경주 지진의 연관성의 유무를 떠나 이 관계를 밝히려면 상당기간의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글=김동연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7.10.02

조회 : 7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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