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40년사에 최고의 좌완투수는 누구일까.

좌완투수 하면 많은 얼굴이 지나간다. 송진우, 구대성, 류현진(이상 한화 이글스),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차우찬(롯데 자이언츠) 등이 떠오른다. 삼성 성준, 두산 이혜천, LG 봉중근도 생각난다.

◎ 한국프로야구 40년 투수 부문 주요 기록들

※ 세이브 포인트는 구원승과 세이브를 합친 포인트를 말한다.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송진우는 1989년 데뷔해 2009년 은퇴했다.

21시즌을 뛴 국내 유일의 200승 투수이자 역대 최다승, 최다 이닝, 최다 탈삼진의 기록의 보유자이다.

672번 등판해 210승 153패, 64완투승, 11완봉승, 103세이브, 17홀드를 기록했다. ERA(평균자책점) 3.51, WAR(대체 선수 승리 기여도) 누적이 69.07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200승 100세이브를 기록했다고 알려져 있다. 1992년 한 시즌 다승왕과 구원왕을 동시에 석권했다. 이 기록은 국내 유일하다. 선발과 마무리를 마다하지 않고 등판한 셈이다.

2008년 8월 27일 5회초 송진우 투수가 내려가고 구대성 투수가 공을 이어받은 모습이다. 사진=스포츠조선

‘대성불패’로 불린 구대성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야구 3·4위 결정전 당시 자신의 별명을 증명했다. 일본을 상대로 열린 이날 경기에서 일본 강타선을 상대로 9회까지 160개의 공을 뿌리며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에서 13시즌(1993~2000, 2006~2010)을 뛰며 통산 214세이브를 거뒀다. 569경기에 출장해 67승 71패, ERA 2.85를 기록했다. 누적 WAR 41.93이다. 커리어 하이는 1996년인데 그해 18승 3패 24세이브를 기록했다. ERA 1.88, WAR이 9.147이었다. 삼진을 183개나 잡았다.

한국 프로야구 30년을 통틀어 200세이브를 넘은 선수는 그를 포함, 오승환(370세이브), 손승락(271세이브), 임창용(258세이브), 김용수(227세이브) 등 5명뿐이다. 구대성은 해외 경험도 풍부하다. 지난 2001년부터 4년간은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뛰었고, 2005년엔 뉴욕 메츠와 계약하며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33경기 동안 활약했다. 또 호주로 건너가 현역으로 뛰었다.

LG 좌완 이상훈 투수. 사진=조선DB

LG 좌완 레전드 이상훈은 모두 8시즌을 뛰었다. 야생마라는 별명이 있는 그는 통산 71승 40패 98세이브 781삼진 909.2이닝을 기록했다. 누적 ERA 2.56, WAR 28.47이다. 1995년 최고의 피칭을 기록했다. 당시 20승 5패.

이상훈의 MLB 도전사는 자신을 향한 투쟁사라고 할 수 있다. 1997년 시즌 이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지만 일본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일본에서 2군 투수로 시작해 99년 주니치 드래곤스의 선발투수가 되었다가 셋업맨으로 보직을 바꾸었다. 특유의 배짱으로 깔끔한 해결사 역할을 했으나 이듬해 다시 한 번 미국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스턴 레드삭스와 535만 달러에 2년 계약을 맺었다. 2000년 불펜 투수로 9경기 11이닝, 방어율 3.08를 기록했다. 이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계약을 맺었으나 2002년 LG로 다시 복귀했다.

국내 최고 좌안 투수 중의 한 명인 류현진. 사진=스포츠조선

국내에서 7시즌을 뛰고 미국으로 건너간 한화 이글스 류현진의 역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향후 국내에 돌아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으나 그의 기록은 지금 봐도 대단하다.

2006년 데뷔해 7시즌 동안 98승 52패 ERA 2.80, 누적 WAR가 44.74를 기록했다. 데뷔한 2006년 정규시즌 MVP와 신인왕, 투수 골든 글러브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KBO리그 최초 루키 시즌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2010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는데 16승 4패 ERA 1.82를 찍었다. 한화의 암흑기(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를 가장 치열하게 보낸 뒤 국내 최초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LA다저스와 6년 총액 6173만 달러라는 전례 없는 계약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였다.

두산(OB) 베어스의 좌완은 윤석환이 먼저 생각난다. 1984년 데뷔해 OB에서 7시즌을 뛰었고 삼성에서 1시즌(1991년)을 뛰고 은퇴했다.

데뷔 첫 해 25세이브로 세이브 1위를 차지했고 1985년 승률 1위(0.833)를 찍었으며 1988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그해 40경기(1위)에 나와 13승 4패 14세이브(2위), ERA 2.08(2위), 승률 0.813(1위)를 기록했다.

8시즌(1984~1991년) 통산 43승 27패 50세이브, ERA 3.44를 기록했다.

8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쌓은 두산의 좌완 명품투수 유희관. 사진=조선DB

두산의 좌완으로 활약한 유희관 투수 역시 한시대를 풍미했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전체 42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유희관은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후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단점이던 느린 직구(최고 구속 135km)를 단점으로 바꿀 만큼 완급 조절이 뛰어나고 코너코너에 공을 집어넣을 줄 알만큼 제구력이 좋았다.2021년 4승 7패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지만 KBO리그 통산 101승 69패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58의 성적을 남겼다. 은퇴 후 야구 해설가로 활동 중이다.

SSG 김광현과 KIA 양현종. 현역 국내 최고 투수들이다. 사진=조선DB

현역 최고의 좌완은 아마도 SSG 랜더스(SK 와이번스)의 김광현, KIA 타이거즈의 양현종이 아닐까.

먼저 김광현은 2007년 데뷔해 지금까지 5개의 우승 반지가 있다. 선발 투수지만 2010년과 2018년,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때 마무리로 경기를 매조졌다.

2019년 2년간 11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하며 미국 MLB에 도전했다. 2020년 8경기에 선발로 나서 3승 무패, ERA 1.62를 기록햇다. 2021년에는 모두 27경기에 나와 7승 7패 EAR 3.46을 기록했다. 카디널스가 김광현을 선발로 계속 쓸 생각이 없자, 국내로 유턴했다.

김광현은 류현진과 더불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종목 금메달,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이었다.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준우승, 2015년 WBSC 프리미어 12 우승, 2019 WBSC 프리미어 준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이었다. 김광현은 올해 ‘최동원 상’을 수상했다.

통산 13시즌 326경기에 나와 304 선발로 뛰었다. 149승 80패 1847.0이닝, 1609탈삼진, ERA 3.17, 누적 WAR 52.41을 기록 중이다.

기아의 현역 레전드 양현종 역시 2007년 데뷔해 작년 미국 MLB에 도전한 뒤 올 시즌 국내 복귀했다. 통산 15시즌 동안 159승 102패 2161.1이닝 1814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누적 ERA 3.83, 누적 WAR 53.28을 기록했다.

타이거즈 소속 최다 선발 등판, 최다 승, 최다 탈삼진, 최다 이닝, 최다 타자 상대 기록을 가지고 했다. 현역 투수 중 KBO리그 통산 다승, 이닝, 탈삼진 1위 기록을 보유 중이다.

삼성 시절 차우찬. 사진=조선DB

현역 투수 중에는 삼성→LG→롯데로 이적한 차우찬이 떠오른다.

큰 체격과 거친 폼에서 나오는 150km 강속구를 던지는 차우찬은 통산 16시즌을 던졌다. 2010년 삼성 시절 ERA가 2.14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고 16시즌 통산 ERA가 4.51로 다소 높은 편이다. 112승 79패, 1668.2이닝, 1413탈삼진, WAR 23.51을 기록 중이다. 삼성에서 LG로 이적할 때 4년 95억원을 받았다.

삼성 성준, 두산 이혜천, LG 봉중근(시계방향으로)

삼성 성준은 14시즌을 뛰었는데 97승 66패 8세이브(1405.2이닝) 방어율 3.32, WAR 24.41이었다. 송진우가 기록을 깨기 전까지 좌완 최다승을 기록했다. 성준의 별명은 ‘느림의 미학’이다. 완급 조절이 빼어났다.

두산 이혜천은 국내에서 15시즌을 뛰었다. 통산 56승 48패 7세이브(1019.1이닝)를 기록했다. ERA 4.42, WAR은 14.67이었다. 특히 국내 강타자(양준혁, 이승엽 등)에게 극강의 모습을 보였다. 이혜천은 2009년 FA계약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야쿠르트에서 2년을 뛰었다.

LG 봉중근은 미국 MLB에서 활약하다 2007년 돌아왔다. 모두 10시즌 동안 114경기에 선발로 나와 55승 46패 109세이브를 기록했다. 은퇴하기 전에는 주로 마무리 투수로 등판했다. 통산 방어율 3.41, WAR 25.0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