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로 분류되는 26세 황희찬 선수가 브라질과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마치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자랑스럽다"며 눈물을 흘릴 때 울컥하는 감정을 느낀 국민이 많았을 것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그야말로 카타르 월드컵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갈아 넣었다. 

약 160억원의 연봉을 받는 손흥민 선수는 월드컵 전 큰 부상을 당했다. 눈 주위 네 군데가 골절됐다. 월드컵에 출전 안 해도 그만이었다. 

잘 회복해서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EPL)에서 더 활약했다면 그는 더 큰 부를 얻었을 것이다. 

그런데 마스크를 끼고 월드컵에 참가했다. 주장이라는 책임감,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 뼈가 실처럼 겨우 붙기 시작했지만, 헤딩을 했다. 

1승 제물이라 여기던 가나에게 2대3으로, 16강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1대 4로 패배하자 '키보드 워리어'들은 손흥민을 비롯, 선수들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비판을 가했다. 

오죽하면 황인범 선수가 월드컵을 마무리하자마자 "여전히 선수들, 코칭 스태프의 노력과 성과에 부끄러움을 모르고 키보드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썼을까. 

두 팀의 점수 차가 꼭 두 팀의 실력 차라고 볼 수 없다. 수비만 했다면 골을 먹히지 않았을 수도 있다. 축구는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게임이다. 

대한민국 대표팀이 2대 1로 꺾은 포르투갈이 16강전에서 만난 스위스를 6대1로 대파했다. 

스위스가 어떤 팀인가. 대한민국 대표팀은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조별 예선 3차전에서 스위스에 2대 0으로 패해, 1승 1무를 거둔 상태였음에도 원정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