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라는 당명(黨名)은 과연 앞으로 몇 달이나 갈까. 정치연구단체인 ‘공정과정의’가 보수 정당의 당명 변천사를 비판적으로 돌아보는 좌담회를 열었다. 

 ‘100년 가는 정당, 보수의 묵은 때를 벗겨라! 보수 정당은 당명·강령에 당 정체성을 반영하고 있나’라는 제목으로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자유기업원 열림홀에서 열었다.

주대환 공정과정의 고문은 축사에서 “이제는 보수 세력이 눈앞의 선거만을 바라보고 시류에 영합하여 광고회사 컨설팅을 받아 당명과 로고를 바꾸고, 이합집산하고, 신장개업하지 말고, 100년 갈 정당을 만들기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 이 나라 대한민국을, 조상들이 어떤 가치와 꿈을 가지고, 어떤 난관을 극복하고, 이 나라를 만들었는지를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제를 맡은 황성준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국민의힘과 그 모체가 되는 정당들의 명칭에서부터 일관된 이념이나 가치를 발견하기 힘들다"며 "젊은 층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도 무엇을 추구하는 정당인지 알기 힘들고 이념과 가치가 부재해 ‘기득권 수호 집단’으로 보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황 전 논설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을 두고는 "1955년 창당된 민주당을 뿌리로 여기며 ‘민주당’을 약칭으로 사용해 왔고, 대체로 정당 이름에 ‘민주’란 명칭을 사용해 왔다"고 분석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성회 국가개혁시민연대 대표는 “국민의힘은 탄핵 이후 무너진 보수진영의 정체성과 국정운영 노선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민병웅 국민대 정치대학원 특임교수는 “자유당과 공화당, 민주당, 민자당, 신한국당은 모두 대통령 취임과 함께 창당됐다가 명멸했다. 대통령의 통치이념을 반영한 당명들이었다”며, “당명 변경은 당헌의 변화를 수반해야 한다. 실질적 변화 없는 겉포장 바꾸기는 정치 불신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조창주 경제사회연구원 사무국장은 “당명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념과 가치를 제대로 알 수 있는 역사교육이 중요하지만, 작금의 정치아카데미는 그런 교육보다는 선거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주 목적이 있다. 국민의힘은 수권정당으로서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정과정의'는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 주대환 통합과전환 운영위원장이 고문을 맡고 있다. 이날 좌담회에는 국민의힘의 김기현 의원, 최형두 의원이 참석했다.  

조용술 공정과정의 운영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주요국가의 대표적인 정당 중 당정체성을 당명에 반영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정당”이라며, "좌담회를 통해 100년 가는 가치정당으로 거듭나길 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