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첫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김용우(육사 39기) 예비역 대장이 대만 대사(주타이베이대표부 대표)에 내정됐으나 최근 철회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육군참모총장은 16일 저녁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용우 예비역 대장은 최근 논란이 된 문재인 정부의 육군사관학교(육사) 〈한국전쟁사(6·25전쟁사)〉 필수 과목 폐지(2019)에 사인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10월 국회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신원식(예비역 육군 중장, 육사 37기) 국민의힘 의원이 “육사에서 ▲한국전쟁사(6·25전쟁사) ▲북한학 ▲군사전략 등 국가관·안보관·대적관 형성에 필요한 과목을 2019년부터 ‘필수 과목’에서 ‘선택 과목’으로 변경했다”고 공개하며 드러났다. 

기자가 김용우 전 육군참모총장에게 ‘〈한국전쟁사〉 필수 과목 폐지를 지시했는지’를 묻자 지난 11일 김 전 총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런 내용을 보고받은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 당시 육사 교장이나 교수부장에게 확인하라”고 했다.

이어 “육군 총장이 어떤 정치적 목적을 갖고 학교의 특정 교과 과목을 조정하는 것이 온당하고 가능한 일인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다. 근거도 없는 말로 사실을 왜곡하고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당시 육사교장, 교수부장은 기자에게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이 한국전쟁사(6·25전쟁사) 폐지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들 또한 한국전쟁사를 필수 과목에서 선택 과목으로 개편한 내용을 참모총장에게 보고한 사실도 없다고 했다.

육사에서는 〈한국전쟁사〉(3학점)와 〈세계전쟁사〉(2학점)를 통합해 세계전쟁사 중심인〈전쟁의 역사〉(3학점)라는 과목이 개설됐다.

이에 대해 김용우 전 총장은 “교과를 검토하고 시행한 담당 학과(군사사학과)에서 책임지고 설명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육사 출신 예비역들은  “육사 교육과정 개편 내용을 보고받고 승인한 지휘관은 김용우 총장이다. 이를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것도 육군 수장인 김 총장이다.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했다. 

육사는 육군참모총장의 직속 기관이다. 

당시 교과과정 개편을 주도한 육사 교수부장(준장)은 이례적으로 임기가 1년 연장됐다. 지난 40년간 육사 교수부장의 임기가 연장된 사례는 처음이다.

이에 대해 김용우 전 총장은 “정책적 판단의 결과이며 지휘관의 고유 권한이자 공정한 절차에 의해 이뤄졌다”며 “교육기관장의 임기가 너무 짧다는 것에 심각한 문제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육사 교과과정 개편(2019)은 한국국방연구원(KIDA, 2016) 용역을 시작으로 진행됐다. 2018년 8월 23일 육사가 육군참모총장에게 교과과정 개편을 보고한 뒤 교과과정 개정위원회가 구성됐다. 이후 2019년 2월 15일 육군참모총장 승인, 그해 2월 21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3월부터 시행됐다.

기자가 ‘대만 대사에 지원한 것인지, 권유받은 것인지’를 묻자 김용우 전 총장은 “정부의 외교 정책과 관련한 사안이므로 확인해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님을 양해 바란다”고 했다.

靑 행정관의 육군참모총장 호출 사건

김용우 예비역 대장은 육군참모총장 재임 시절 군 장군 인사와 관련해 ‘청와대 하명 인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2017년 9월 청와대 인사수석실 A 행정관(5급, 36세)이 군 장성 인사를 다루기 위해 당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국방부 인근 카페로 호출했고 김 총장은 여기에 응했다.

김용우 총장이 찾은 카페 건물에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선 캠프 국방정책특위위원장을 지낸 여석주 전 국방부 정책실장(당시 민간인 신분)의 회사가 입주해 있었다.

김용우 총장을 만나기 전  A 행정관은 청와대 안보실 소속 S대령(청와대 파견)과 함께 여석주 전 국방부 정책실장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김용우 총장과 A 행정관이 만날 때 S대령도 동석했다. S대령은 문재인 정부에서 장군으로 진급한 뒤 예편 후 이재명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다.

‘육군참모총장 호출 사건’은 A 행정관이 군 장성 인사 관련 자료를 분실하면서 2019년 1월에야 알려졌다.

김용우 예비역 대장은 예편 후 윤석열 캠프에 참여했다. 정권 교체 후 KAI(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 사장으로 간다는 말이 돌았으나 무산됐다. KAI 사장의 연봉은 약 17억원이다.

오는 17일 출간되는 《월간조선》 12월호는 문재인 정권 시절 육사에서 한국전쟁사 과목이 필수 과목에서 폐지될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다뤘다.

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A&nNewsNumb=202212100016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