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심장병을 앓는 소년의 집을 방문했다. 캄보디아 외교 당국이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한ㆍ중ㆍ일’ 정상회의에 동행한 각국 정상 배우자를 대상으로 세계문화유산인 앙코르와트 방문을 기획했지만, 김 여사는 관광 대신 심장병 환자를 방문했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9년 3월,  캄보디아를 방문하면서 "앙코르와트 방문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당시 한국에 있던 '공군 2호기'가 급파됐다. 앙코르와트 근처 씨엠립 공항 규모가 작아 '공군 1호기'인 '대통령 전용기'는 착륙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김건희 여사와 만난 캄보디아 소년은 원래 전날 있었던 김 여사의 헤브론 의료원 방문 행사에 참석하려고 했지만, 몸이 좋지 않아 불참했다. 4년 전, 헤브론 의료원에서 심장 수술을 받은, 이 소년은 추가 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최근에는 뇌 수술도 받았다고 한다. 

헤브론 의료원은 2007년, 소아과 전문의 김우정 원장이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외곽의 한 가정집을 개축해 시작한 ‘무료 진료소’에서 출발한 병원이다. 현지 저소득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지금은 매년 6만명에 달하는 환자를 치료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 소식을 접한 김건희 여사는 캄보디아 측이 마련한 행사에 참여하는 대신 이 소년을 찾았다. 김 여사는 소년의 자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건강해져서 한국에서 만나자”라며 잘 이겨내 달라고 격려했다. ‘생활고’를 겪는 소년의 가족에게는 “반드시 희망은 있다.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말고 힘을 내야 한다”고 위로했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