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레전드’이자 한국 프로야구의 레전드 이승엽 KBO 홍보대사(46)가 두산 베어스 새 사령탑 물망에 올랐다.

두산은 지난 11일 김태형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뒤 4~5명의 감독 후보군을 그룹 최고위층에 보고한 상태다. 후보군 중에 1명이 이승엽이다. 최종 재가(裁可)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이승엽은 KBO리그 통산 1906경기 타율 0.302, 467홈런 1498타점의 화려한 성적을 남긴 한국 포로야구 최고 스타 중 한 명이다. KBO리그에서 467홈런을 치고, 일본 프로야구 시절을 더하면 한·일 통산 626홈런이라는 불후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니 이승엽의 거취에 야구팬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당장 감독을 맡는다해도 이상하게 여길 야구인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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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은…

1995년 데뷔해 국내에서 15시즌 동안  홈런왕 및 KBO MVP 5회 수상, 한국시리즈 4회 우승, 골든글러브 10회 수상 등의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다. 또한 KBO 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56개, 2003년)과 통산 7개 부문 타격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국가대표 4번 타자로 1999년, 2000년, 2003년, 2006년, 2008년, 2013년 등 6차례 뛰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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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푸른 피’의 이승엽이 두산 감독으로 갈 수 있을까. 이승엽 하면 삼성, 삼성 하면 이승엽이란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라이온즈 킹’이 ‘베어스 킹’이 될 수 있을까.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다수다.

삼성팬, 두산팬 모두 초조하게 두산 측의 ‘재가’를 지켜보고 있지만 팬심으로 똘똘 뭉친 야구 커뮤니티에선 격하게 찬반이 엇갈린다. 엇갈릴 만도 하다.

만약 이승엽이 두산 감독이 되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우측 외야에 있는 이승엽 벽화는 어떻게 될까, 하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야구장에 선수의 얼굴이 새겨진 것은 이승엽의 벽화가 유일하다.

만약 대구 라팍 구장에서 두산이 우측 외야로 홈런을 친다면, 두산 이승엽 감독은 어떤 기분이 들까. 삼성 팬들은 기분이 어떨까. 

 KBO 레전드 40에 꼽힌 이승엽. 그는 국내 현역시절 삼성 라이온즈에서만 뛴 ‘원 클럽 맨’이다. 이승엽은 삼성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현재 삼성도 시즌 중에 허삼영 감독을 경질하고 박진만 2군 감독을 1군 대행으로 앉혔다. 박 감독이 ‘대행’ 꼬리표를 뗄 수도 있고, 다른 외부 인사 혹은 이승엽이 감독을 맡을 수도 있는 상태다. 

삼성 팬들은 심사가 복잡하다. 박진만 대행 역시 과거 삼성 왕조의 한 축을 맡았던 레전드.

이와 별개로 삼성팬들은 구단 측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삼성 프런트가 지금껏 ‘말 잘 듣는’, ‘고분고분한’ 이를 감독으로 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만수와 같은 대표적인 삼성 레전드를 감독으로 선임해야한다는 팬 요구가 드셌지만 철저히 무시해왔다.

이승엽 경우도 그렇다. 직간접으로 삼성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구단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었다.

만약 이승엽을 당장 감독으로 선임하기 어렵더라도 양준혁, 배영수, 진갑용 같은 삼성 출신 레전드급 야구인과 더불어 이승엽을 코치에 선임해야 한다는 지적이 흘러 나온다.

삼성팬들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고 말한다. 두산이 최종 재가를 내리지 않은 이상, 삼성 구단측이 먼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삼성에 공이 넘어간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