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오전 7시10분께 울산을 통해 동해안으로 빠져나갔다. 힌남노는 5일밤과 6일 새벽에 걸쳐 제주와 경남을 통과하며 많은 지역에서 침수는 물론 나무가 쓰러지고 간판이 날아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새벽 4시50분께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해 시간당 50km의 빠른 속도로 북동쪽으로 움직여 부산을 지나 7시10분께 울산 앞바다로 진출했다. 이후 동해상에서 북상해 낮 12시쯤에는 울릉도 북동쪽 약 100km 떨어진 해상까지 올라간 후 다시 12시간 후인 7일 0시쯤에는 일본 삿포로 북서쪽 400km 해상에서 소멸될 전망이다.

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북상한 6일 오전 울산 울주군 서생면 나사리 해안가에 큰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전 6시 기준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실종 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울산에서 20대 남성이 하천에 빠져 실종돼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 남성은 유튜브로 태풍 상황을 중계하기 위해 물가에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

태풍으로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44건의 정전이 발생해 2만334가구가 피해를 입었고 복구율은 13.7%에 그쳐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일시 대피하는 이재민도 다수 발생했다. 경남 1687세대 2224명, 전남 503세대 614명, 부산 269세대 366명 등 총 2661세대 3463명이다.

 6일 오전 제주시 오라동 인근 도로 옆에 서 있던 나무가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뿌리채 뽑혀있다. 사진=뉴시스

제주 지역에서는 당근, 마늘 등 농작물 280ha가 침수 또는 유실·매몰 피해를 봤다. 주택 3채와 상가 1채, 차량 2대의 침수 피해, 어선이 전복되는 사고 등도 접수됐다. 세종시에서도 주택 파손 피해 1건이 있었다. 이밖에 충북 제천과 경기 광주에서 도로 붕괴 등 사고 3건, 세종시 인도침하 피해와 전남 신안의 선착장 파손 등 피해도 접수됐다.

소방청은 9건의 사고 현장에서 13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간판 안전조치 등 559건, 급배수지원 55건도 실시했다. 중앙119구조본부를 전날 밤 순천에서 여수로 전진 배치하는 등 대응 중이다.

태풍으로 발이 묶인 사람들도 많았다. 12개 공항에서 항공기 251편이 결항되고, 50개 항로 여객선 70척의 발이 묶였다. 철도는 첫차부터 오후 3시까지 경부선, 호남선 등 11개 노선 고속·일반열차 354회가 운행중지 및 구간조정됐다.

수도권에서는 폭우로 주요 간선도로가 통제되면서 6일 아침 출근 및 등교길이 혼란을 빚었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주요 구간이 통제돼 우회도로 정체가 심했다. 

  6일 오전 서울 잠수교가 불어난 한강 물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