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백현동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 "국토교통부가 압박했다"는 식으로 주장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았다. 

백현동 개발은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은 사업을 말한다. 이재명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당시인 2015년 해당 부지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을 했다. 그런 와중에 애초 계획보다 민간임대 가구가 줄고, 분양 가구가 늘었다.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임대주택 비율을 100%에서 10%로 줄이는 변경안에 결재했다. 

애초 '이재명 성남시'는 공공성이 부족하다는 사유 등에 따라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대한 용도 변경 요청을 거부하다가, '이재명 선대본부장' 출신 김모씨가 2015년 1월 백현동 개발에 참여한 민간시행사의 대주주 측에 영입된 뒤 3개월 만에 용도변경이 이뤄졌다. 또 한국식품연구원이 요청했던 '2종 일반주거지역'보다 2단계 높은 '준주거지'로 용도를 변경해줬다. 당시 이래저래 사업 시행사의 수익이 크게 늘 수밖에 없는 구조로 승인을 해 준 셈이다. 

당연하게도 '특혜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10월 경기도지사 자격으로 출석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었다"며 "용도변경을 해 수천억 원의 수익을 취득하는 것은 성남시에서 수용할 수 없으므로 성남시가 일정 수익을 확보하고 업무시설을 유치하겠다고 했는데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 변경'과 관련해서 질의한 성남시에 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요청을 따라야 할 의무가 없으며, 성남시의 상위 계획과 어긋나더라도 용도변경을 할지 여부는 성남시가 자체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또한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과 관련해서 "공공기관이전특별법에 따라서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특별법에 국토부 장관이 요구하면 지자체장은 반영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을 만들어놨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공공기관이전특별법 43조 6항은 국토부가 연구원 부지와 같은 ‘종전부동산’의 처리계획을 수립해 반영을 요구하면 지자체는 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2014년 12월 당시 국토교통부는 성남시에 "공공기관이전특별법에 따른 사항이 아니다"라고 안내했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이재명 대표가 "먼지를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꼬투리를 잡는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정치 보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지금까지 나온 정황들이 모두 틀렸고, 검찰의 수사가 비합리적이라고 한다면, 이 대표는 자신이 과거에 얘기한 내용들이 왜 사실인지 밝히고, 그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유력한 '물증'을 제시하면 될 일이다. 

사실관계가 명백하고, 이재명 대표가 허위 사실을 공표한 일이 없다고 한다면 너무나도 간단하게 넘어갈 수 있는 일에 대해 왜 이 대표의 보좌관 김현지씨는 왜 "전쟁" 운운할까. 소위 더불어민주당 내 '친명' 세력은 왜 '이재명 결사옹위'를 외칠까.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