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과 27일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엄청난 인파가 모여들어 3년만에 열린 '한강야시장'의 폭발적인 인기를 증명했다. 다만 극심한 인파로 빚어진 인근 주민들의 불편에 대한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 

서울시는 8월 26일부터 10월 29일까지 매주 금, 토요일 오후 5시~10시 반포한강공원에서 달빛광장 야시장(한강달빛야시장)을 운영한다. 야시장에는 푸드트럭과 수공예품 판매부스 100팀이 참여한다. 한강야시장은 매년 열리는 행사였지만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19 때문에 열리지 못했다. 

이번 야시장 첫날과 둘째날인 26일과 27일 반포한강공원을 찾은 인파로 인해 양일 모두 낮부터 반포잠원 일대가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렸다.  인산인해로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인도에서 정상적인 도보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교통체증과 인도 정체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이틀간 한강에 모여든 인파는 어마어마했다. 한강을 찾은 사람들과 인근 주민들이 이동하는 사람들을 보며 '출애굽기', 한강에 모여있는 사람들을 보며 '갠지스강'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였다. 푸드트럭은 1~2시간 대기가 기본이었고, 공원 내 편의점과 화장실도 사람들이 몇 바퀴 둘러쌀 정도로 줄이 길어지면서 사실상 사용이 어려웠다. 

       27일 오후 반포한강공원 도보 진입로.  사진=뉴시스

        27일 저녁 반포한강공원.   사진=뉴시스

      27일 반포한강공원 푸드트럭에서 줄을 서 대기중인 사람들.  사진=뉴시스

      27일 저녁 반포한강공원.  사진=뉴시스

엄청난 인파에 불편한 점도 많았지만 시민들의 표정은 밝았다. 대부분이 10~20대의 젊은이들이었고, 친구 또는 연인과 함께 푸드트럭과 편의점에 길게 줄을 서거나 좁은 공간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대화하는 모습에서 즐거움이 엿보였다. 

이번 야시장이 예년 행사와 다를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인파가 몰린 것은 3년만의 행사인데다 이번 주말부터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야외 나들이에 좋은 날씨가 성큼 다가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이번 주말에는 야외 나들이 인파로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가 정체를 빚었고 에버랜드 등 놀이공원도 엄청난 입장객 수를 기록했다.

다만 주변 주민들의 불편은 불가피했다. 26일과 27일 낮부터 밤늦게까지 반포-잠원 일대는 물론 이 지역 교통정체의 여파가 논현, 서초, 이수 등 지역까지 이어졌다. 고속터미널 일대에서는 한동안 차량이 거의 움직이지 못하면서 노선버스에서 내리거나 자가용을 포기하고 귀가하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도 반포대교를 중심으로 극심한 정체가 밤까지 이어졌다. 해당 지역 중심에 위치한 신세계 강남점은 주차장에서 차량들이 외부로 나가지 못해 백화점측에서 '다음날 차를 빼면 그때까지 주차료를 면제해주겠다'는 안내를 하기도 했다.  

차도뿐만 아니라 인도도 혼잡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이틀 내내 고속터미널역(3,7.9호선)에서 반포한강공원으로 가는 모든 인도가 사람으로 뒤덮였다. 잠원동 신반포2차 아파트의 경우 한강공원 도보진입로가 단지 내에 있어 주말 내내 외부인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주민 차량은 외부로 나가는 게 거의 불가능했다.  이 아파트의 한 주민은 "한강공원이 한두곳이 아닌데 야시장을 반포한강공원에서만 하니 사람들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사람들이 놀러나오는 걸 이해하지만 가을 내내 주민들의 주말 불편이 극심할 것 같아 불안하다. 행사 주체인 서울시가 조금이라도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편 야시장이 열리는 10월 말까지 금, 토요일 야시장 외에 일요일 낮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도 열린다.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 플리마켓(벼룩시장)과 푸드트럭이 운영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