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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 개최 전시회에 중국공산당-중공군 찬양 내용 가득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 국제교류전-항일전쟁시기 미술작품전')

"일제 침략에 맞섰던 양국의 역사적 경험 이해...한중 양국의 우호-협력 토대가 되기를 기대"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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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을 즈음해 독립기념관(관장 한시준)에서는 8월11일부터 두 개의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하나는 ‘미국과 함께 한 독립운동’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국제교류전-항일전쟁시기 미술작품전’이다. 앞의 것은 한미수교 140주년, 뒤의 것은 한중수교 30주년을 명목으로 하고 있다. 이 두 전시 모두 문제점을 안고 있다. 


중국공산당‧중공군 노골적으로 찬양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국제교류전-항일전쟁시기 미술작품전’과 관련, 독립기념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중국도 일제 침략에 맞서 싸웠다는 사실을 소개함으로써 제국주의 투쟁을 위한 노력은 한국뿐 아니라 인류 보편적으로 진행되었음을 알리고자 한다. 또한 중국인의 항일투쟁과 한국 독립운동을 비교해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의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아울러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되는 이번 전시가 일본제국주의 침략에 맞섰던 양국의 역사적 경험을 이해하고 향후 한중 양국의 우호와 협력을 마련하는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독립기념관은 또 "독립기념관이 기획·주관하는 '한중공동항전' 전시도 금년 중 중국 베이징의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에서 열려 중국인들에게 일제에 항거했던 한국 독립운동과 한중공동 항일투쟁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알렸다.

독립기념관과 함께 ‘항일전쟁시기 미술작품전’을 주관하는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은 ‘국가 1급 기념관, 전국 최초의 국가급 항일전쟁 기념 시설, 전국 애국주의 우수교육 시범기지’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중국공산당의 역사관을 대변, 선전하는 기관이다. 

당연히 이번 전시회에 대한 소개부터 전시 작품에 이르기까지 중국공산당의 관점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들어가는 말’을 보자.

 

“중국인민항일전쟁은 세계 반파시즘 전쟁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다. 항일전쟁 시기 중국공산당의 지도 아래 많은 중국인 화가들은 붓을 무기로 삼아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통해 일본군의 잔혹한 만행을 폭로하였고, 반침략을 외쳤다. 또 미술작품을 통해 정의를 부르짖고, 중국인민들의 항일의지를 불러일으켰다. 이번에 전시하는 미술작품은 일본제국주의 침략에 견결히 맞서 싸운 중국인들의 빛나는 역사, 그리고 세계 반파시즘 전쟁을 위해 바친 중국인들의 희생과 위대한 기여를 보여준다.”

들어가는 말.JPG


우선 중일전쟁을 포함하는 제2차세계대전을 ‘반파시즘전쟁’으로 보는 것 자체가 공산주의 역사관의 산물이다. 공산주의자들은 파시즘 체제를 자본주의의 모순이 고도화되면서 나타난 결과물이라고 본다. 따라서 ‘반파시즘전쟁’이라는 표현에는 단순히 일본‧독일‧이탈리아 등 추축국(樞軸國)의 침략에 맞서 싸운 전쟁이 아니라 공산혁명세력과 자본주의‧제국주의 세력과의 이념전쟁‧체제전쟁이라는 의미가 녹아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015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반파시즘전쟁’ 운운했던 것도 그러한 의식의 반영이었다.


중국공산당 정부의 ‘애국주의 우수 교육시범기지’에서 가져온 작품들답게 전시 작품들은 중국공산당과 중공군을 노골적으로 찬양하고 있다. ‘황하를 가로질러 화북전선을 지키는 팔로군’이라는 작품이 대표적이다 (설명에는 '회복'이라고 되어 있으나 이는 '화북'의 오자임-기자 주). 중공군에 자원입대하는 민중들을 그린 그림, 마오쩌둥의 초상화를 앞세우고 춤추는 민중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도 있다. 


2황화 팔로군.JPG

 

이런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보자.

“중국공산당이 이끄는 항일민족통일전선의 기치 아래 중국의 군과 민은 일어나 항전에 나섰다. 중국공산당은 정확한 항일민족 통일전선정책을 실시하고 전면적인 항일노선을 견지하였으며 전략적인 지구전 총방침과 일련의 인민전쟁의 전략전술을 제시‧실행하였다. 광범위한 적후 전장과 항일 근거지를 개척하고 팔로군, 신사군, 동북항일연합군과 기타 인민항일무장을 이끌고 용감하게 적과 싸워 전 민족 항전의 중심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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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이 전 민족 항전의 구심점", 사실과 달라


이러한 주장은 중국공산당의 ‘공식적인 역사관’이기는 하지만 실제 역사와는 동떨어져 있다. 중일전쟁 당시 ‘전 민족 항전의 구심점’은 마오쩌둥이나 중국공산당이 아니었다. 장제스(蔣介石) 총통과 중화민국 국군인 국민혁명군(국부군)이 ‘전 민족 항전의 구심점’이었다. 중화민국 정부는 당시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로서 항일전쟁을 이끌었고, 미국‧영국‧소련 등 연합국과의 작전이나 국제회담에 참여했으며,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광복군을 지원했다. 제2차 국공(國共)합작 중이었기 때문에 팔로군, 신사군 등 홍군(중국공산당군‧인민해방군의 전신) 부대들도 명목상 국민혁명군에 편입되어 활동했다. 

그나마 팔로군, 신사군 등 홍군 부대들의 활동은 항일보다는 공산당 세력 확대에 방점을 둔 것이었다. 이는 중일전쟁이 발발한 후 팔로군 출동을 앞두고 산시성 뤄촨(洛川)서 열린 비밀 간부회의에서 마오쩌둥(毛澤東)이 했던 지시에서도 드러난다.

“우리에게 항일은 당(黨)을 발전시킬 수 있는 호기(好機)다. 역량의 70%는 우리를 발전시키는 데 쓰고, 20%는 국민당을 상대하는 데, 10%는 항일에 써야 한다.” 

 

반면에 장제스는 1930년 초 독일군 장교들의 지도을 받아 양성한 국민혁명군의 정예부대들을 항일전쟁에 아낌없이 투입했고, 이들은 일본군에 맞서 국토와 국민을 지키다가 쓰러져갔다. 전쟁사연구가인 권성욱씨는 《중일전쟁》(미지북스, 2015년)에서 이렇게 말한다.

“중일전쟁 동안에 마오쩌둥은 일본과의 투쟁보다 장제스와의 내전에 대비하면서 국민 정부의 통치 역량을 흔드는 데 주력하였다. 그는 국민 정부와 일본이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동안 중국 민중에 침투하여 빠르게 세력을 확대하며 기반을 다져 나갔다. 최대 40만 명이 참여한 ‘백단 대전’은 팔로군의 가장 대표적인 항일 투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막상 이 작전을 주도한 펑더화이는 일본과 싸웠다는 이유로 마오쩌둥으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아야 했다. 8년의 중일 전쟁에서 국민정부군은 소장급 이상의 고위 장성만 206명을 잃었다. 하지만 팔로군은 부참모장 쭤취안과 5명의 연대장을 잃은 게 전부였다.”

자원입대-horz.jpg



앞에 소개한 글에서 중국공산당이 이끈 무장 무대로 팔로군, 신사군과 함께 김일성이 활동했다고 하는 동북항일연합군도 슬쩍 언급하고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정경희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항일을 앞세워 은연중에 친중(親中)‧친북(親北) 의식을 확산하려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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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이 삭제된 ‘미국과 함께한 독립운동’展


미국2.JPG


독립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는 또다른 전시회인 ‘미국과 함께 한 독립운동’전(展)도 문제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과 미국이 함께 대일항전을 전개하였고, 이때부터 이미 한미동맹이 시작되었음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마련되었다는 이 전시회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산하 한국광복군과 미국 OSS(전략사무국‧제2차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정보기관으로 CIA의 전신)가 함께 추진했던 ‘독수리작전’과 재미 한국청년들과 OSS 본부가 함께 추진했던 ‘냅코작전’을 다루고 있다. ‘냅코작전’은 ‘미국 본토 및 하와이에 거주하는 한국인, 맥코이 수용소의 한인 포로와 일본군을 탈출한 학병에서 인원을 선발하여 특수작전을 실시하고 이들을 해상으로 한반도와 일본 본토에 침투시켜 정보수집과 게릴라 활동을 전개’하는 작전이었다.

 

문제는 이 전시에서 ‘이승만’의 이름이 철저하게 삭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승만 박사는 구미위원부 위원장으로서 대일전(對日戰)에 참전하기를 열망하는 한국인들의 의지를 미국 정부에 끊임없이 전했다. 미국 정부는 이승만 박사와 중국 충칭의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요구하는 ‘임정 승인’ 문제와 맞물리는 것을 꺼려 공식적으로 이 주장을 수용하지는 않았지만 비밀리에 그 아이디어를 차용한 ‘냅코작전’을 추진했다.

‘냅코작전’에 참여한 한인 청년들이 이승만 박사의 지도 아래 있었다는 것은 이 작전의 한국측 주역인 장석윤이 ‘이승만의 사람’이었다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재미 유학생 출신으로 이승만 박사의 충실한 추종자였던 장석윤은 제1공화국 시절 내무부 치안국장, 내무장관 등을 역임했다. 

 

독립기념관은 이 전시회와 관련, “한국의 독립운동은 한국민족 혼자만 일제와 싸운 것이 아니라, 대일전쟁을 벌이고 있던 연합국(미국)과 함께 하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역사적 의미가 있다”면서 “한미동맹의 연원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역사적 의미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독립기념관은 “흔히 한미동맹은 6‧25전쟁 때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광복군과 OSS의 군사합작을 통해 한미동맹이 맺어졌다”면서 “한국광복군과 OSS가 군사합작을 맺고 독수리작전(Eagle Project)을 추진한 것이 한미동맹이었고, 이것이 한미동맹의 출발점이 된다”고 주장한다. 독립기념관은 “또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김구와 OSS총책임자 도노반(William B. Donovan)이 시안(西安)의 광복군 제2지대 본부에서 양국의 국기인 태극기와 성조기를 걸어놓고 회담을 한 것도 중요한 역사적 의미가 있다”면서 “김구 주석과 도노반의 만남은 한미수교 이후 한미 고위관계자들이 각자의 국기를 걸어놓고 공식적으로 회담을 가진 첫 사례”였다고 평가한다. 이승만 대통령의 한미동맹 구축은 은근히 폄하하면서 김구와 도노반 회동에는 과도한 의미부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전시회를 관람한 이혜경 국민대 명예교수는 “냅코작전 뿐 아니라 제2차대전 중 미국의 태극기 우표 발행, 1919년 필라델피아한인대회 등을 소개하면서도 그것을 성사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던 이승만 대통령의 이름은 빠져 있더라”면서 "필라델피아 한인대회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 없이 자료만 전시한데다가, 동영상에서도 뒤에 이승만 박사 나오는 장면을 자르고 1920년 다뉴바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와 짜깁기해서 사료 자체를 왜곡시켰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전시회를 개최한 독립기념관의 한시준 관장은 독립운동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해 온 역사학자로 단국대 사학과 교수,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장, 백범김구기념관 백범학술원장 등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작년 1월 제12대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됐다.


입력 : 2022.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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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lt;박정희 바로보기gt; 등이 있습니다.
댓글달기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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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orang (2022-08-16)

    참으로 개탄스럽다. 6.25때 저 짱꼴라들이 인해전술로 북한공산당을 돕지 않았다면 통일이란
    단어 조차 멊을것이며 72년 동안 아니 어쩌면 100년 넘께 한반도의 불안도 없었을 것이다.
    작금에도 중국은 우리나라를 우습게 보고 겁주고 있는 상황은 종중세력, 종북세력이 내국에 당당하게 존재하고 있기에 ......

  • 박병준 (2022-08-16)

    이 사람도 종북에 가까운 사람이구만=
    정상적인 대한민국민이면 이렇게 자유민주대한민국을 건국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중국공산당만 부각시키니== 작년에도 서울 광화문 정부역사박물관에 가니 입구에다
    제주남로당 구호를 걸어놨던데--

  • kevinsouth (2022-08-16)

    사람들에게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는 내용이 공공 장소에서 게재되고 있는데, 특히 자라나는 세대에는 그 폐해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정부는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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