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만5세 입학 논란을 계기로 사퇴한다고 한다. 애초 교육이 아닌 행정전문가인데다 후보 지명 직후부터 논문표절 및 만취운전 사실로 자격 논란이 극심했다.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나 인수위의 국정과제가 아니었던 만5세 입학 정책을 초반부터 내놓으면서 결국 불명예퇴진의 길을 맞았다.

물론 교육정책은 뜯어고쳐야 할 부분이 부지기수다. 수년간 전 정권 최장수 장관이었던 유은혜 전 장관과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 진보교육감들이 장악했던 교육계다. 그러나 이를 제대로 뜯어고칠 인물과 시스템이 부족하다. 

흔히 '교육 콘트롤타워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교육부장관이 부총리인데, 대통령실에 교육을 담당하는 수석비서관이 없다는 사실은 아이러니다.  

박근혜정부 시절에는 대통령실에 교육문화수석이 존재했고 산하 교육비서관, 문화체육비서관, 관광진흥비서관이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정부 들어 교육수석이 사라지고 사회수석 산하 교육문화비서관이 교육과 문화를 함께 담당했다. 현 정부에는 사회수석 산하 교육비서관이 있다.   애초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대통령실 과학교육수석 신설을 요청했지만 대통령은 조직 간소화를 명분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특히 높고 교육과 관련된 공직자 및 국민의 수가 많은 만큼 교육부의 위상이 높고 2000년부터 교육부장관이 부총리직을 겸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출산율이 크게 줄어든 지금 상황에서 교육부장관이 왜 부처 서열 2위이며 부총리를 겸직해야 하는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은 부족하다. 교육에 국민적 관심이 지대하다고 하지만, 솔직히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고 나면 교육에 대한 관심이 크게 떨어지거나 아예 없어지는 게 대한민국 학부모의 현실이다.  

계속되는 교육정책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급'을 맞춰야 한다. 교육부장관이 부총리를 맡아야 할 만큼 백년지대계의 요직이라면 교육수석이 존재해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야 하고, 대통령실 수석이 필요없는 부처라면 부총리직도 필요없지 않을까. 최근 5년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김상곤-유은혜 두 명이었다. 이들이 사회부총리의 역할을 했는지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