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특집] 기타와 보컬, 絃과 기타의 현란한 대화가 궁금하다면... : 월간조선

사실, 조화는 마술 혹은 마법과 같은 것이다. 조화의 힘은 없던 힘도 생기게 만든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1+1이 2가 아닌 경우를 우리는 무수히 경험한다. 3이 될 수도 있고 30000, 300000000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악기가 내는 밴드의 소리는 조화의 마술 세계를 보여준다. 물론 1+1이 0이 될 수도, ‘마이너스’처럼 부도수표가 될 수도 있다.

일요일에도 《헤이, 헤이 마이 록(Hey, Hey, My Rock)》(명작 刊)의 저자인 최영무 씨는 기타와 보컬의 현란한 조화, 같은 톤의 기타와 보컬 사운드, 기타와 베이스의 조화, 현과 기타의 절묘한 조합을 예로 들며 ‘잘 어우러지는 기타 사운드’를 들려준다. 악기 소리는 현실에서 감각을 울리며 금세 증발해 버리지만 영혼 속에서 남아 계속 ‘발동기’를 돌리며 인생의 자극으로 남는 법이다. 이것이 우리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다.

문장은 최영무 씨의 친절한 화법을 살려 ‘~습니다’체로 전한다.

①기타와 보컬과의 현란한 대화

지미 페이지의 부드러운 기타 리프로 시작하는 레드 제플린의 ‘Whole Lotta Love’는 로버트 플란트의 보컬이 그 뒤를 따르다, 사납게 돌변하는 기타 연주에 맞춰 야수같이 변한 뒤, 높은 절벽에서 기타 사운드와 함께 아득히 추락합니다. 강하고 우아한 기타 사운드와 날카롭고 고음의 보컬 사운드의 현란한 대화는 록 음악을 듣는 커다란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건즈 앤 로지즈(Guns N' Roses)의 ‘Welcome To The Jungle’이라는 노래 중 보컬리스트 액슬 로즈 (Axl Rose)와 기타리스트 슬래시(Slash) 사이의 대화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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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슬 로즈와 슬래시의 리즈 시절 모습.

‘Welcome To The Jungle’은 80년대 후반, 액슬 로즈와 슬래시가 리즈 시절의 정상에서 최고의 기량을 뽐냈던 곡입니다. 조 페리(Joe Perry, Aerosmith의 기타리스트) 같은 미국 하드 록 기타리스트의 계보를 이어받은 슬래시의 긴장감 넘치며 거칠게 휘몰아치는 리프 위주의 사운드와 고음과 중/저음을 넘나들면서 속사포같이 빠르고 명쾌한 액슬 로즈의 보컬 사운드 간의 현란한 대화에 그 방점을 찍고 오랜만에 귀 기울여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②같은 톤의 보컬과 기타 사운드

미국 록 밴드 익스트림(Extreme)의 ‘More Than Words’에서 누노 베튼코트(Nuno Bettencourt)의 기타 사운드와 게리 셰론(Gary Cheron)의 보컬은 완벽하게 어우러진 톤의 소리로 들려 감동을 줍니다. 브릿팝 밴드 스웨이드(Suede) 기타리스트 버나드 버틀러(Bernard Buller)의 기타 사운드도 ‘Everything Will Follow’라는 곡에서 보컬리스트 브렛 앤더슨(Brett Anderson)의 특이한 미성과 잘 어울리는 톤입니다.

‘More Than Words’는 누노와 게리가 같이 만들고 같이 부르는 친숙한 록 발라드 곡입니다. 두 사람의 보컬의 화음과 어우러지는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는 제3의 보컬과도 같이 동일한 톤입니다. 누노 베튼코트는 대중적으로 과소평가 되었지만 뛰어난 연주 역량과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졌으며 무엇보다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기타리스트라고 생각합니다.

③베이스기타와 기타 사운드의 절묘한 조합

1985년에 결성된 미국의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인 드림 시어터(Dream Theater)의 1999년 콘셉트 앨범 《Metropolis pt.2; Scenes from Memory》의 수록곡 ‘Scene Seven: The Dance of Eternity’에서 베이시스트 존 명(John Myung)과 기타리스트 존 페트루치(John Petrucci) 사이에 서로 주고받는 연주와 동시에 함께 하는 합주는 환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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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시어터의 1999년 컨셉 앨범 《Metropolis pt.2; Scenes from Memory》

‘Scene Seven: The Dance of Eternity’는 1980~90년대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기수인 드림 시어터의 격상된 연주력을 느낄 수 있는 차원 높은 곡입니다. 이 멋진 곡에서 원년 맴버들인 존 명과 존 페트루치의 베이스와 기타 사운드는 서로 상대방을 도와주기도 하고 각자가 제멋대로 제 길을 가기도 하며 한 순간 절묘한 합일/조합 모드로 변신하는 등 갖은 조화를 부립니다.

④현(String)의 사운드와 함께한 기타 사운드

레드 제플린의 해산 후 지미 페이지와 로버트 플랜트는 1994년에 다시 만나 런던 메트러폴리턴 오케스트라와 함께 ‘The Rain Song’을 협연합니다. 이 장면은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는데 지미페이지의 어쿠스틱기타 사운드와 오케스트라의 현 파트의 사운드 사이의 조화는 정말 아름답습니다.

록 신의 영원한 듀오인 지미 페이지와 로버트 플랜트

제플린호 난파(難破) 이후 십년도 훨씬 넘은 시기에 록 신의 영원한 듀오인 지미 페이지와 로버트 플랜트가 다시 만나 공연한 언플러그드 라이브 버전입니다. 존 폴 존스의 건반을 대신한 런던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의 유려한 현들의 사운드와 함께한 지미의 무결점의 기타 사운드와 로버트의 관록마저 더한 보컬 사운드는 왜 그들이 늘 강하고 우아한 록의 지존임을 여실히 증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