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운동권식으로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경찰대 출신 간부에게 묻고 싶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찰 개혁의 목적으로 경찰대 폐지 가능성을 이야기했을 때는 왜 침묵했느냐고. 

2007년 10월 1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출신 연고에 따라 내부집단이 형성되고 특정 집단의 독주체제가 조성되는 것은 경찰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노 전 대통령의 발언으로 경찰대 존폐 논란이 촉발했다. 당시 기사들을 살펴보니 경찰 안팎에서는 경찰대의 공과(功過)를 떠나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도래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2007년 10월 27일 서울신문) 등의 내용이 많았다. 

<경찰들 "노 대통령 발언, 무책임하고 비겁하다" 격앙>이란 제목의 노컷뉴스 기사도 있었지만 대개 경찰 내부에서도 경찰대 폐지를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전·현 하위직 경찰공무원으로 구성된 무궁화클럽은 "경찰대 폐지를 위한 위헌소송을 조만간 제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으니 말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대 개혁’을 화두로 들고나오자 경찰 내부에서는 ‘경찰을 출신별로 갈라치기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경찰대 출신이냐, 아니냐에 따라 반응은 미묘하게 달랐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 초반이라 그런지, 노무현 정권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과 경찰대 개혁의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소위 '검수완박'으로 전과 다르게 권한이 커진 경찰을 견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이 두 사안에 대해 반대하는 경찰들은 '자신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테니 상관하지 말라'고 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게다가 이 거대 권력은 경찰대 출신의 손아귀에 쥐어질 수밖에 없다. 전국 경찰 13만2421명(6월 말 기준) 가운데 경찰대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3249명으로 2.5%정도다. 그런데 전체 총경 632명 중에서 381명(60.3%), 경무관의 경우 80명 중 59명(73.8%)이 경찰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무관 이상에서 일반 출신은 3명(순경 출신 2명·경장 특채 1명)뿐이다. 불균형적인 고위직 진출은 조직의 건전성을 해칠 수밖에 없다. 

이래서 경찰대 개혁을 이야기 한 것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6일 “경찰대의 가장 큰 문제는 졸업 자체만으로 7급에 상당하는 공무원으로 자동 임명이 되는 것”이라며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