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 비상이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 감염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하면서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원숭이두창이 더욱 세계적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는 게 명백하다"며 PHEIC를 선언했다.

PHEIC 선언은 공중 보건에 대한 국제적인 공조 체제를 갖추는 것으로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 보건 경계 선언이다.  이에 따라 WHO가 중심이 돼 각국은 백신과 치료제 등 자원을 공유하고 연구와 방역 조치에 자금을 투입하게 된다. 원숭이두창은 전세계 75개국에 퍼져 확진자가 1만6000여명에 달한다.

WHO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주요국들이 골든타임을 놓쳤던 만큼 원숭이두창에 대해서는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WHO가 PHEIC를 선언한 것은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A(H1N1)를 시작으로 소아마비(2014년)와 에볼라 바이러스(2014·2019년), 지카 바이러스(2016년), 코로나19(2020년)에 이어 통산 일곱 번째다. 

원숭이두창은 원래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풍토병이었으나 지난 5월 6일 영국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고 전세계로 퍼졌다. 원숭이두창은 손과 얼굴에 특징적인 발진이 생기는 외에 고열과 두통, 림프절 부종 등 증세를 나타낸다. 현재 서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전파중이며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22일 첫 확진자 발생 후 추가 감염은 없는 상황이지만, 질병관리청은 이번 주 중 위기상황 평가회의를 열고 원숭이두창 대응 조치를 점검할 계획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