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신설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총경급 전국경찰서장회의가 23일 열렸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 총경급 간부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전국경찰서장회의를 열고, 경찰국 신설에 대한 대응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했다. 총경급 간부들이 특정한 안건을 다루기 위해 전국에서 모여 회의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맨 처음 이 회의를 제안한 사람은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 경찰청은 류 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정치권에서는 대기발령 받은 류 서장이 '울산중부결창서장'이란 사실에 주목한다. 울산중부경찰서가 경찰 출신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오묘한 인연이 있는 탓이다. 

황 의원은 경찰국이 현실화하면 전국 경찰관들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은 앞장서 밀어붙여 추진한 인물 중 하나다. 

황 의원의 이름은 ‘靑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공소장에 여러번 언급된다. 공소장서 주목할 내용은 황 의원이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당시 울산시장) 측근 사건에 대해 원하는 대로 수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정기 인사 시기가 아님에도 모 경사를 울산중부경찰서로 전보하는 좌천성 인사발령을 했다는 것이다. 

또 공소장 내용과는 별개로 황 의원은 울산경찰청장 당시 '고래고기 사건'을 이슈화한적이 있었다. 고래고기 사건을 수사한 것도 울산중부경찰서였다. 

 2016년 4월 울산 중부경찰서는 밍크고래 불법포획을 수사하면서 고래고기 27t을 압수했다. 한 달 후 검찰은 27t 중 21t(시가 30억원)을 피의자(유통업자)에게 돌려줬다. 고래 DNA 검사 결과를 증거로 활용하기 힘든데다, 유통업자들이 고래 유통증명서를 제시해서라는 이유였다. 

나머지 6t은 소각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고래고기를 돌려줬다는 이유로 2017년 9월 담당 검사를 직무유기·직권남용으로 울산경찰청에 고발했다.

그때 울산청장으로 부임한 지 한 달이 된 황운하 의원은 검찰을 상대로 수사에 나섰다. 유통업자들이 선임한 변호사가 울산지검 출신 전관이라는 사실을 들며 의혹을 제기했다. 

대전경찰청으로 옮겨 간 이후에도 황 의원은 ‘고래고기 사건’으로 여론의 주목을 잘 이끌어냈다. 2019년엔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라는 제목의 자서전도 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