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전 통합진보당(해산) 의원의 '내란음모'가 조작됐다는 내용의 글을 책(<내란음모의 블랙박스를 열다>

)으로 낸 사람이 있다. 소설가 겸 인문학자인 김갑수씨다. 그는 2012년 통진당의 부정 경선사태를 이정희 전 대표 등 구당권파 입장에서 바라본 

<진보의 블랙박스를 열다>를 발간하기도 했다. 

흔히 김갑수 하면 긴 머리에 안경을 쓴 시인이자 문화평론가를 떠올리는 데 두 사람은 동명이인이다. 

포털에 김갑수를 검색하면 이런 설명이 따라온다. 

<소설가 겸 인문학자.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석·박사 과정에서 현대소설을 전공했으며, 1984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그 눈빛]이 당선, 등단했다. 그의 저서는 16권인데 반은 소설이고 반은 인문학과 관련되는 역사 및 정치평론서다.>

김씨는 좌파 성향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기도 했다. 김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친북이니 좌파 빨갱이라는 말은 1만 번도 (넘게) 댓글에서 들은 것 같다"고 했다.  

이 인터뷰에서 김씨는 "고3때 유신헌법 반대운동을 주도했다"고도 밝혔다. 

이런 그의 눈에도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정치인과 일부 언론의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였다. 

김씨는 2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람 좋아 보이는 윤석열, 그렇게 막 대해서야 쓰겠는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국민 직선 대통령을 대하는 사람들의 언행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야권 정치인들과 언론들의 대통령 비판은 비판의 수위를 넘어 비난과 조롱 일색이다. 그들은 물론 이전에 사실 확인이나 가치 판단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정치인과 언론들이 그러니 대중도 덩달아 대통령에 대한 비난과 조롱에 가세하는 형국"이라며 "내가 보기에 윤석열 대통령은 그토록 비난이나 조롱은 받아야 할 사람도 아니며, 비난이나 조롱을 받을 짓을 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9명의 대통령을 겪으며 관찰했다는 그는 "윤석열만큼 국민과 소탈하게 근접하려는 대통령은 보지 못했다"고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비슷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홍 시장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하루 전 8일 열렸던 윤석열 대통령과 시·도지사 간담회 자리에 대한 소회를 전하면서 "어제 대통령 주재 시·도지사 회의는 격식에 구애되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진행된 소통의 자리였다. 대통령의 소탈한 모습은 과거 어느 대통령에게서도 볼 수 없었던 신선한 모습이었다"고 했다. 

김갑수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난이나 조롱받을 짓을 하지 않았음에도 '도' 넘는 공격을 받는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비정치인 출신인 만큼 정치세력이 없고, 언론을 대우하지 않으며 '쇼 질'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비슷했다"며 " 노무현 시절 얼마나 많은 우중이 턱없이 노무현을 우롱했는지를 상기해 보라"고 했다. 

김씨는 윤 대통령이 이유 없는 매질을 맞고만 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 대통령은)자기에게 가해진 모해나 부당한 비난은 마치 기록이라도 해 둔 것처럼 잘 기억하는 위인이다. 윤석열은 그들이 실컷 무리수를 범하기까지 때를 기다렸다가, 여론의 향배를 보면서, 상식과 규정 그리고 법률 같은 보편성을 가진 무기로 그들을 일거에 밀어내든지 제압해 버릴 것이다."

김씨는 여당은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을 같은 패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심장한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윤석열이 성공하려면 지금의 국민의힘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윤 자신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윤석열은 이른바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를 기획 중에 있다. 윤석열, 사람 좋아 보인다고 너무 막 대해서야 쓰겠는가? 윤석열, 그리 만만한 사람이 아니다."

‘아생연후살타'는 바둑의 격언으로 ‘내 돌이 살고 난 뒤에 상대방 돌을 잡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일단 내실을 다지고 반격은 그다음에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