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과 상식'을 내건 윤석열 대통령이 이럴 수 있느냐." 

윤석열 정부의 청년 채무 탕감 대책 보도 댓글에 이런 내용이 많았다. 

'가상화폐나 주식투자 실패로 날린 청년들의 돈을 정부가 갚아주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다.

정부의 청년 채무 탕감 대책은 코인 투자 실패한 2030들의 빚을 갚아주는 게 아니다. 

저신용 청년층의 고금리 채무 이자를 30%∼50% 한시 감면해 주는 것이다. 

원금을 갚아준다는 모를까, 이자를 감면해 주는데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윤석열 대통령이 코인 빚투를 안 갚아도 되는 정책을 내놨다는 비판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청년 채무 탕감 대책이 '원금' 감면으로 오해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최근 서울회생법원 지침과 혼돈했을 가능성이다. 

서울회생법원은 7월 1일부터  코인·주식 등의 투자로 손실을 입은 사람들이 이전보다 쉽게 개인 회생을 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개인 회생은 채무자가 자신의 소득으로 일정 기간 빚의 일부를 갚으면 나머지 빚은 면제받는 제도다. 

법원의 지침에 정부의 입김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현 법원의 수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명수 대법원장이다. 

전국 법관 대표들은 김 대법원장의 이른바 '코드 인사' 논란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서울회생법원 지침은 윤석열 정부와는 대척점에 있는 진영의 머리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서울회생법원 지침과 맞물려 정부의 청년 특례채무조정제도가 소위 빚투 영끌 족을 위해 마련됐다는 비판을 받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의 대책이 채무 원금을 탕감해 준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채무 만기를 늘려주고 이자를 낮춰줄 뿐"이라고 했다. 

이자 부담을 조금 완화, 고금리에 허덕이는 일부 2030의 무더기 도태를 막기위해 대책을 내놨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권과 함께 지원대상 및 수준, 심사기준 등을 세밀하게 설계‧운영해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면서도 정책효과를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