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북 경제 제재안을 발표 중인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 사진=미국 백악관 제공
북한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강화되는 가운데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각국의 금융기관들에게 "미국과 북한 중 택일하라"고 선언했다.
9월 21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추가적인 독자 대북 제재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전하는 기자회견에서 “해외 금융기관에 앞으로 미국과 북한 모두와는 거래할 수 없으며 양국 중 거래 대상을 고를 수 있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므누신 장관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은 전 세계 국가들에 북한과의 모든 무역과 금융거래를 끊는 우리의 조치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미국 재무부가 북한과 상품, 서비스 그리고 기술을 상당량 거래하는 누구라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의 섬유와 어업, 정보통신기술, 제조업을 지원하는 이들을 차단하고 자산(資産)을 동결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미국 의회는 북한의 금융거래 전면차단을 골자로 한 재무부의 경제 제재에 대해 ‘바라던 바였다’며 환영했다. 므누신 장관의 행정명령 발표가 있던 21일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은 이 날 성명을 통해 해당 조치가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미국의 노력에 있어 큰 진전이라고 밝혔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역시 마침내 북한 김정은에 대해 최고의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며 화답했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는 하원 금융위원회가 북한의 해외 금융조력자를 겨냥한 초강력 대북 금융제재를 위한 입법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 북한을 국제금융체제로부터 고립시키는 ‘2017 북한과 연관된 은행업무 제한법’이 상원에 발의돼 심의중이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크리스 밴 홀런 상원의원은 북한을 도와온 외국 금융기관, 특히 중국 은행에 대한 제재를 촉구했다.
과거 부시 정권 시절 미국은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다. 2005년 9월 미국 재무부는 북한과 거래하던 마카오 소재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을 북한 불법자금 세탁과 연루된 우려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마카오 당국은 방코델타아시아의 북한 관련 계좌 50개와 2500만달러를 동결했다. 제3국 금융회사 등 북한과 관계를 맺고 있던 은행들 또한 미 재무부의 조사 대상이 되는 것을 피하고자 연쇄적으로 거래를 중단했다.
이 제재로 당시 큰 타격을 입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1부상은 “피가 얼어붙는 느낌”이라며 "금융은 피와 같고, 금융이 멎으면 심장이 멎는다"면서 미국에 계좌 동결을 풀어달라고 호소할 정도였다. 이러한 제재의 결과 북한은 핵개발 타협에 나섰고 결국 2007년 2월 13일날 6자회담에서 비핵화 조치를 포함한 '2·13 합의'에 이르게 됐다.
월간조선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