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할머니 김정숙 띄우기에 열심인 이유는? : 월간조선

북한이 김정은의 친할머니 김정숙의 기일(忌日)을 맞아 추모열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숙은 김일성의 첫 번째 부인이고 김정일의 생모(生母)이며 현 김정은의 친할머니이다.

지난 9월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의하면, 김정숙의 고향인 회령시에서 22일 김정숙 사망 추모대회가 크게 열렸다고 한다. 또 12월 24일 김정숙 탄생 100돌에는 회령시 주민들에게 특별히 선물을 마련할 데 대한 김정은의 지시가 최근 함경북도 당위원회에 하달됐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전한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회령시는 김정숙의 고향으로 김일성 시대부터 평양시와 꼭 같이 배급을 주고 있다”며 “김정숙 탄생 100돌인 12월 24일에 공급하게 될 특별 선물에 대해 회령시 주민들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고 한다.

소식통은 “가을걷이로 일손이 바쁜 농촌동원 기간임에도 함경북도는 대학생들과 중학생들로 회령시 답사대를 조직했다”며 “김정숙 사망일인 9월 22일에는 회령시에 있는 김정숙의 동상에 김정은이 화환을 보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20일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일 시대에도 조용히 치뤘던 김정숙 추모행사가 갑자기 김정은 시대 들어 크게 부상하고 있다”며 “김정숙의 사망일을 앞두고 그의 업적을 기리는 학습과 강연제강 6권이 연이어 내려왔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처럼 김정숙을 내세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차 당대회 이후부터”라고 한다. 이 소식통에 의하면 “김정숙 전집출판에 이어 올해 8월 15일부터 한주일간 양강도 삼지연군에서 ‘백두산위인 칭송축전’을 벌려놓고 김정숙을 ‘혁명의 어머니’로 높이 찬양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올해 김정숙 사망일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찬양 학습과 강연일정들이 무더기로 잡혀있다”며 “회령시 주민들조차도 중앙의 뜬금없는 김정숙을 찬양 분위기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라고 전했다.

김정은이 김정숙 띄우기에 나선 것은 김정은 우상화 작업의 하나로 보인다. 할머니인 김정숙을 내세워 김정은이 ‘백두혈통’의 후계자임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김정은은 2012년 집권한 후 자신이 '백두혈통'임을 강조하기 위해 '백두혈통의 어머니'로 불리우는 김정숙 띄우기에 힘써 왔다. 하지만 재일교포 출신으로 김정일의 기쁨조 출신인 생모 '고용희'(한때 고영희로 알려짐)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 이유는 김정은의 외할아버지 고경택의 친일행각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발견된 구(舊) 일본 육군성 극비문건에 의하면 고경택은 일본군 군복을 만드는 '히로타 군복공장'에서 일했으며 관리직까지 승진했다고 한다. 북한의 가치관으로 보면 매국노 혈통으로 제거대상에 해당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원수님(김정은을 지칭)은 백두혈통이 아니라 후지산 줄기”라고 비꼬는 이야기도 돈다고 한다. 김정은이 '백두산 3대 장군' 중 하나인 할머니 김정숙 우상화에 열심인 것은 이런 자신의 출생 콤플렉스를 희석시키기 위한 것인 셈이다.

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