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사건·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고발이 접수된 지 불과 하루만이어서 이전 정권에 대한 본격 사정정국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은 7일 박 전 원장 사건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에, 서 전 원장 사건은 공공수사3부(부장 이준범)에 배당했다. 

국가정보원은 전날인 6일 전직 수장인 이들을 고발했다. 박 전 원장은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첩보 관련 내부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했다며 국정원법상 직권남용과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혐의, 서 전 원장의 경우 2019년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당시 합동조사를 조기 종료시킨 혐의(국정원법상 직권남용 및 허위공문서 작성)다. 국정원이 전직 수장들을 고발한 것은 이례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두 사건을 언급하며 직접 재조사를 지시한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기소여부를 둘러싼 관건은 직권남용 혐의다. 국정원법상 직권남용은 원장 등이 직권을 남용해 법률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하거나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것이다. 전직 국정원장들은 법원에서 직권남용과 관련해 유죄를 받은 적이 없지만, 문재인정권에서는 다수의 공직자들이 직권남용죄로 유죄를 받은 바 있다.  

한편 고발 하루만에 검찰이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를 시작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이번 수사의 방향이 정해져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사실관계가 거의 밝혀진 일인 만큼 검찰이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기소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이 수사가 청와대 등 전 정권으로 확대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