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명박(81) 전 대통령이 최근 건강상 이유로 형(刑) 집행정지를 신청해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기자들의 이 전 대통령 관련 질문에 "20여년의 수감생활은 맞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사면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국민의힘측은 "국민 통합을 위해 사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형집행정지 신청 요건은 △형의 집행으로 인하여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는 경우 △연령 70세 이상인 경우 △출산을 한 경우 △직계존속이 연령 70세 이상 또는 중병이나 장애인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경우 등이다. 

형집행정지 신청이 접수되면 관할 검찰청인 안양지청 형집행저지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방검찰청 검사장인 수원지검장이 허가할 경우 석방된다. 형집행정지는 석방되더라도 형기는 남는다. 

이 전 대통령은 횡령과 뇌물 등 혐의로 2018년 3월 구속된 후 당뇨 등 지병으로 수감중 병원 입원과 퇴원, 보석과 석방 및 재구속 등을 거듭하다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후 그해 11월 2일 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이후 교정시설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발생으로 안양교도소로 이감돼 수감 중이다.

법조계에선 이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오는 8·15 광복절 특사 때 사면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이 전 대통령 사면을 주장해 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형집행정지를 신청한 것과 관련해 국민 통합 차원에서 사면이 필요하다"고 8일 거듭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러 차례 말했듯이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영어의 몸이 됐다가 한분은 사면됐는데 또 다른 한분을 그대로 둔다는 자체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본다"며 "국민 통합과 대한민국의 위신을 세우는 차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의 발언 다음날인 9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청사 출근길에 기자들로부터 사면론 관련 질문을 받고 "20여년 수감생활을 하는 것은 안 맞지 않은가"라며 "전례에 비춰서 할 것"이라고 말해 사면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