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1 지방선거 패배 후 기존 지도부가 총사퇴한 가운데  7일 혁신형 비상대책위원장에 4선 우상호 의원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선거기간동안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제기한 '586 용퇴론'을 놓고 당 내분이 있었던 만큼  ‘86(60년대생·80년대 학번)그룹’의 맏형격인 우 의원이 추대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우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안건에 올리는 것에 동의했다고 신현영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위원장 외 비대위원으로 초선 이용우 의원, 재선 박재호 의원, 3선 한정애 의원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원외 비대위원으로 김현정 경기 평택을 지역위원장, 박홍근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까지 이날 결정된 비대위원은 총 6명이다.  이밖에 여성과 청년 비대위원을 추가할 예정이다. 

우상호 비대위는 8월 전국대의원회의(전당대회)까지 운영된다.  8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 대표는 임기 2년으로 2024년 4월 열리는 총선의 공천권을 갖게 된다. 따라서 비대위는 전당대회 룰 확정과 당권주자 조율 역할을 해야 한다. 지방선거 패배 후 내홍에 휩싸인 당을 수습하는 것도 비대위의 과제다.  

이날 의총에서 우상호 의원을 만장일치로 비대위원장에 추대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왜 우상호인가'라는 의구심이 끊이지 않는다. 지방선거 후 혁신형 비대위 구성을 놓고 당내에서는 외부인이 아닌 당내 원로급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의 화합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이 거론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 친문 김종민 의원이 방송 인터뷰에서 "그동안 (친문이) 문재인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고 감싸려고만 했다"는 취지의 '친문 최초의 자기반성'을 했던 만큼 이번 비대위원장은 계파색이 옅은 인물이 맡을 것으로 예상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의원들이 우 의원을 추대한 이유는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옅은 편으로 당내 인사들과 두루두루 친하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원로급을 추대할 경우 '혁신형 비대위'라는 이름과 맞지 않는 만큼 의원들이 우 의원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권력 핵심이며 각종 문제점의 원흉으로 지목돼왔던 586의 대표격인 우상호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되면서 "민주당이 정신을 못 차렸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속속 나온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