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관련됐다는 증거와 증언이 없음에도 무혐의 처리하지 않고 있던 ‘친(親) 문재인(친문)’ 검찰 지휘부가 같은 편인 심재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직전 서울남부지검장)에 대한 고발 사건에 대해서는 공람 종결 처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월간조선>의 취재를 종합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 수사팀은 대선 3개월 전인 2021년 12월 3일 주가조작 ‘선수’ 등을 구속기소 하면서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에 공모한 정황이나 증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핵심 키를 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도 김 여사의 주가조작 관여 여부에 관해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 전 회장과 함께 구속 기소된 인물들의 진술도 마찬가지였다.(관련 기사: https://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A&nNewsNumb=202206100012)

이에 당시 수사팀은 ‘무혐의’ 결론을 보고했지만, 친 문재인 정부 성향으로 평가받는 지휘 라인에서 반대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특히 무혐의를 보고받은 김태훈 4차장검사가 무혐의 처분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당시는 대선을 3개월 앞둔 시점. 윤 대통령을 공격하고 있던 여권과 검찰 지휘부가 ‘김건희 사건’을 선거에 활용하려 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수사팀의 조사 결과대로 무혐의 처분이 확정됐다면 김 여사는 대선 기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서 벗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또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대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엎치락뒤치락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무혐의 결정을 앞장서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김태훈 4차장 검사는 이번 인사에서 부산고검 검사로 발령 났다. 

김 여사에 대해서는 무혐의 결론이 났음에도 일축했던 ‘친(親)문재인(친문)’ 검찰 지휘부는 같은 편의 고발 사건에 대해서는 '봐주기 수사'라는 지적이 나올 만큼 관대한 수사를 하고, 공람 종결 처분을 내렸다. 

2021년 1월 미래대안행동은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심재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고발했다. 

심 위원이 2015년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원정 도박 사건을 수사하면서 정 대표 변호인으로 평소 친분이 있던 최유정 변호사의 각종 부탁을 들어줬다는 의혹이다.

심재철 위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승승장구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그에 대한 감찰과 징계 과정에서 ‘막후 활약'을 한 인물이다. 

이로 인해 검찰 내부에서는 심 위원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유철 대검 공수 부장은 춘천지검 원주지청 지청장일 당시인 2020년 12월 17일 그에 대한 공개 저격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 지청장은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를 통해 “인생은 길고, 이름은 오래 남는다. 때로는 ‘직위’도 남겠지만 대부분 자기만족에 그치거나 묘비명에나 적힐 뿐이고, 추한 이름에 가려질 때도 많다”며 “(심 위원은) ‘삼도수군통제사’가 아니라 그냥 ‘원균이다’”라고 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을 모함해 밀어내고 삼도수군통제사 자리에 앉은 원균에 심 국장을 비유한 것이다.

어쨌든 심 위원의 고발 사건에 대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이성윤 법무부 연수위원은 심 위원의 심복에게 이 수사를 지휘하게 했다. 

이 사선을 수사한 사람은 심재철 위원이 2015~2016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시절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원정 도박 사건을 수사할 때 휘하 검사였다. 검찰 내부에서도 “전형적인 이해 충돌로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부적절한 배당을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성윤 위원에 이어 서울중앙지검장이 된 이정수 법무부 연수위원은 사표를 내기 직전 공람 종결 처분을 내렸다. 공람 종결이란 검찰사건사무규칙 226조에 따라 진정 사건에 대해 더 이상 조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한 처분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승승장구하면서 김건희 무혐의는 반대하고, 같은 편은 공람 종결 처리하는데, 관련한 검찰 지휘부는 이번 인사에서 모두 좌천성 발령이 났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