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15일, 자택 인근 일부 단체의 집회와 관련해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이날 올린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면서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합니다”라고 적었다. 

                                    출처=문재인 전 대통령 페이스북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그의 집이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서는 매일 집회가 열리고 있다. 집회 개최 측은 확성기를 이용해 ‘문재인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통령이 ‘반(反)지성’을 운운한 것은 뜻밖의 일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자택이 있는 평산마을에 걸린 '문재인 비판' 현수막들/사진=뉴시스

정권 교체 이후 우리 사회에는 ‘반지성주의’란 말이 회자되는 중인데, 이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사에서 비롯됐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내용을 감안하면, 이는 ‘사실’ ‘과학’ ‘토론’ ‘합의’ 등과 거리가 먼 일당주의적 행태를 지난 5년 동안 거리낌 없이 자행했다는 비판을 받는 문재인 대통령과 그 정권 인사들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반지성’을 문 전 대통령이 스스럼없이 인용한 것이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