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비슷한 시간 두가지 현안을 결정했어야 했다. 하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경수 전 경남지사, 정경심 교수 등에 대한 특별 사면이었고 다른 하나는 소위 검수완박법 의결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반대’ 국민청원에 대해 “청원인과 같은 의견을 가진 국민들이 많다. 반면에 국민화합과 통합을 위해 사면에 찬성하는 의견도 많다”며 “사법 정의와 국민 공감대를 잘 살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살피겠다는 국민 공감대는 결국 여론인데, 사면 대상자들에 대한 국민 여론은 좋지 않았다. 

여론조사 결과  국민 절반 가까이가 국민통합 차원에서 집행되는 대사면에 반대한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26~27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통합을 위한 대사면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이 49.6%로 나타났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30.2%였다.

문 대통령의 사면과 관한 결정은 여론을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검수완박법 처리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많았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유권자 10명 중 6명은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처리하는 것에 반대했다. 

조선일보·TV조선·케이스탯리서치는 수도권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5월 9일까지 국회에서 통과시키고 국무회의에서 의결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5월 9일까지 처리에 반대한다’(60.4%)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내에 해야 하기 때문에 5월 9일까지 처리에 찬성한다’(34.1%)보다 26.3%포인트 높았다. 

이 조사는 4월 29일부터 사흘간 서울(807명)·인천(804명)·경기(804명) 등 수도권의 만 18세 이상 유권자 241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3일 국무회의 시간을 조정하면서 까지 검수완박법을 의결했다. 

왜 중요한 사안마다 국민 여론을 무엇보다 중요한 것 처럼 말한 문 대통령은 무리수를 둬서 까지 검수완박법안 공포안을 의결했을까.  

문 대통령은 "검찰수사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선택적 정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각계각층에서 자기 비리를 덮기 위해 반민주적 법안을 공포해 나라의 골간을 뒤집은 대통령이란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추진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각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