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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가짜환자 잡아내는 ‘마디모’, 그 정확도는

한문철  스스로닷컴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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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디모(MAthematical DYnamic MOdels)’는 교통사고 당시의 차량 상태와 속도 같은
정보를 입력하면 탑승자가 입었을 충격과 상해 정도를 3차원 입체 영상(3D)으로 추정해
주는 프로그램
⊙ 연간 1만5000건 마디모 신청
⊙ 국과수에서는 마디모 실험 안 하고 외국 추돌사고실험 논문 바탕으로 감정서 내주는 바람에
‘보험사기꾼’ ‘가짜환자’ 취급 받는 경우 많아
자동차 추돌사고 현장. 교통사고 환자 처리와 관련해 마디모 분석을 의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교통사고 피해자 중 가짜환자도 가끔 있다. 경찰에서 조사받으며 나는 안 다쳤는데 왜 피해자가 다쳤다고 하느냐. 차가 망가진 건 변상하겠지만 다친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마디모를 해 달라’고 신청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마디모(MAthematical DYnamic MOdels)’는 교통사고 당시의 차량 상태와 속도 같은 정보를 입력하면 탑승자가 입었을 충격과 상해 정도를 3차원 입체 영상(3D)으로 추정해 주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네덜란드에서 개발됐으며 한국에는 2009년 도입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는 마디모가 ‘가짜환자 잡는 프로그램’으로 유명하다. 마디모 신청건수는 2012년에는 5000건, 2014년에는 1만4000건으로 늘었으며 지금은 연 1만5000여 건으로 추정된다. 반면 마디모가 부정확하다며 불만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엄모씨는 2014년 6월 경기도 하남에서 신호를 위반하고 달려든 택시에 부딪쳐 범퍼가 찢어지고 워셔액통과 라이트 지지대가 부서지는 사고를 당했다. 수리비 400만원에, 목과 허리를 다쳐 2주 진단을 받고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마디모에서는 안 다친 것으로 나왔다. 그는 결국 치료비를 자기 돈으로 냈다.

김모씨는 2014년 4월 경기도 김포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뒤차가 후미부분을 추돌해 아내와 함께 목과 허리를 다쳤다. 회사 일과 가정 일이 바빠 부부는 입원 대신 수십 차례 통원치료를 받았는데 마디모 결과 ‘상해 없음’으로 나와 보험사가 대 준 치료비 180여만원을 몽땅 돌려줘야 했다.

마디모 신청되면 보험사가 처음부터 치료비를 안 대 주든지 또는 일단 치료비를 대 줬다가 마디모 결과에서 안 다친 걸로 나왔으니 치료비 돌려달라 하고 안 주면 보험사기로 고소한다고 하거나 또는 민사소송 걸어 치료비를 받아 가는 경우가 마디모 신청건수가 늘어나는 비율만큼 많아지는 추세다.
 

마디모 분석 안 하는 국과수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의사의 진단서와 국과수의 마디모 감정서 중 어느 게 더 정확한 걸까?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확인한 국과수 감정서에는 이상하게도 ‘마디모’라는 단어가 없다. 마디모 분석을 했다면 마디모 분석과정과 결과가 기재돼야 하는데 마디모 분석을 했다는 얘기는 전혀 없다.

이유는 마디모를 안 했기 때문이다. 경찰에서 마디모를 해 달라고 의뢰했는데 국과수에서는 마디모를 하지 않고 이런 감정서를 보내는 것이다.

〈사고 차량 사진을 보면 현저한 변형 및 파손 흔적이 보이지 않아 충돌속도는 시속 8km/h 이하일 것으로 보임, 일반적인 추돌실험에서 피추돌 차량에서의 속도변화가 약 8km/h 이하일 때 탑승자에게 경추상해가 발생하기 어려우며, 발생하더라도 수일 이내에 증상이 사라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음, 시속 8km/h 이하의 속도에서 사고 난 것으로 보이기에 목을 다치게 할 정도의 충격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허리, 어깨 등은 목보다 더 다치기 어렵기에 결국 상해를 입을 만한 충격이 가해졌다고 보기 어렵고, 상해가 발생하더라도 수일 이내에 사라질 것으로 판단됨.〉 즉 마디모를 하지 않고 ‘추돌실험에서 시속 8km/h 이하일 때는 안 다친다’라고 보고되어 있으니 이 사건의 피해자도 안 다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감정서를 보면 〈측면추돌은 정면충돌이나 후면추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후방향의 충격량 전달이 경미할 것으로 추정된다. 운전자에게 전달된 충격에너지는 경미한 것으로 보이기에 운전자에게 현저한 운동변화(상해발생)를 초래할 정도의 충격량은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됨.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돌실험(슬레드 가속실험) 논문들의 공통된 결론은 속도변화 5~15km/h일 때 다수의 피해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한 적이 없었고 소수의 피해자들은 일시적인 불편을 호소했지만 특별한 치료 없이 수일 이내에 사라졌다. 따라서 충격력이 경미한 수준으로 보이며 이 충격력이 운전자의 현저한 운동변화(이로 인한 상해발생)를 초래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됨〉이라는 결과를 보내고 있다.

이 두 유형의 감정서에는 공통점이 있다. 즉 ‘추돌실험을 해 보니 속도 차이가 시속 8km/h 이하일 때는 안 다쳤으며 불편해도 치료 없이 며칠 이내에 좋아진다. 그러니 안 다쳤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단순 추돌실험의 한계

국과수 감정서에는 어떤 논문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실험인지 언급되지 않았지만 독일·캐나다·미국·일본 등에서 성인 남녀 20여 명, 또는 30여 명을 자동차 운전석에 앉혀 추돌실험을 해 보니 저속일 때 안 다친 결과가 나왔다는 것을 근거로 하는 듯하다. 여기에 엄청난 오류 가능성의 함정이 있다.

예를 들어 체중 80kg의 건장한 남자와 체중 50kg의 가냘픈 여자를 세워 놓고 아무 예고 없이 갑자기 뒤에서 밀면 남자는 앞으로 밀리고 자칫하면 다칠 수 있다. 가냘픈 여자에게는 뒤에서 밀 테니 대비하라고 말한 뒤 밀면 밀리지 않거나 약간 움찔하지만 자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체격 좋은 남자는 밀리는데 여자는 밀리지 않는 이유는 밀릴 것을 아느냐 몰랐느냐에 있는 것이다.

자동차 사고도 마찬가지다. 외국에서 실시된 추돌실험은 운전석에 앉아 뒤에서 추돌할 것을 대비하면서 준비했기에 저속추돌에서는 안 다치는 것이다. 하지만 교통사고는 예고된 것이 없다. 갑자기 신호위반한 차와 부딪치기도 하고 신호대기하면서 옆사람과 고개를 돌려 대화하는데 뒤에서 받히기도 한다.

미리 준비하고 있었으면 자세를 똑바로 하고 핸들을 잡고 버틸 수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무방비 상태에서는 가벼운 충격에도 몸이 앞뒤로 출렁이면서 다칠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마디모를 안 하고 외국 실험 논문에 의해 ‘상해 없음’으로 회신되는 감정서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마디모 비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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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실험용 더미. 국과수의 감정결과는 실제 마디모분석을 하지 않고 추돌실험 논문을 원용하는 경우가 많다.
국과수에 신청된 마디모 의뢰 건수는 1년에 1만5000여 건인데 그중 실제로 마디모를 하는 건 몇 %나 될까? 제대로라면 분석관이 마디모를 분석하는 데는 일주일가량이 걸린다고 한다. 자동차 파손상태뿐 아니라 필요하면 도로상황도 직접 나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해서 1주일에 두 건 처리한다고 보더라도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마디모 분석은 한 달에 8건, 1년에 100건 남짓이다. 국과수 교통사고 분석과에 마디모 분석요원들이 5명이라고 보면 1년에 500건이다. 1년 의뢰 건수 1만5000건 중 500건만 마디모를 할 수 있다면 그 비율은 3%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마디모 분석만 하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추돌실험 결과 논문에 의하면 안 다친 걸로 판단된다’라고 써서 보내는 감정서는 매년 1만4000건 이상 밀리게 될 것이다. 마디모 아닌 마디모 감정서에 의해 억울해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가면서 점점 늘어날 것이다.

1년에 경찰에 신고되는 교통사고가 약 25만 건이고 한 사고로 두 명 이상 다치기도 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보험처리로만 끝나는 사고까지 합하면 크고 작게 다치는 교통사고 피해자들은 1년에 100만명가량이라 한다. 그중 80% 이상이 목이나 허리에 2주 진단의 경추 염좌, 요추 염좌 피해자들이다.

그들이 자동차보험으로 치료받았다가 나중에 마디모 신청을 하면 그들 중 상당수는 상해 없음으로 나와 ‘가짜환자’ 내지 ‘보험사기꾼’ 소리를 들으며 보험사에 치료비를 돌려줘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파도 참아야 할까? 그렇다고 내 돈으로 치료받는 건 억울하다. 방법은 없을까? 있다. 건강보험이다.

교통사고로 다친 환자도 건강보험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 자동차보험으로 치료받아도 되고 건강보험으로 치료받을 수도 있다.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둘 다는 안 되지만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피해자의 자유이다.

자동차보험으로 치료받는 게 지급보증 절차 등이 복잡하고 귀찮아 처음부터 건강보험으로 치료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건강보험공단에서 치료비를 대 준 후 나중에 자동차보험사에 구상권을 행사하면 된다. 그런데 마디모에서 안 다친 걸로 나오면 자동차보험사로부터 구상금을 받아 올 수 없다.

앞으로 교통사고로 2주 진단을 받은 피해자들이 처음엔 몇백, 몇천 명이 건강보험으로 치료하다가 나중엔 1만, 10만, 그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고 그로 인해 건강보험공단의 재정은 줄줄 샐 것이며 그만큼 (원래 자동차보험사가 대줬어야 할 치료비인데 안 나가기에) 자동차보험사들은 배가 불러질 것이다.

‘추돌실험 논문에 의하면 상해 없다’는 국과수 감정결과에 따른다면 안 다쳤어야 하는 사람이 병원에서 치료받았다는 얘기다. 안 다쳤어야 하는데 병원에서 치료받았으니 ‘가짜환자’이고 보험사에 치료비를 내게 했으니 ‘보험사기꾼’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치료비는 환자가 받는 게 아니고 병원으로 지급된 것이기에 그걸로는 피해자에게 아무런 이득도 없다.

그렇다면 뭘 노리고 가짜환자 행세를 하는 걸까? 병원에서 치료받으면 보험사로부터 큰 돈을 뜯어낼 수 있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다. 목이나 허리를 다쳐 2주 진단이 나온 직장인들, 가정주부들은 바빠서 입원하기는 매우 어려워 통원치료하는 게 보통이다.

적게는 10회, 많게는 20~30회 병원에서 물리치료 받는 게 보통인데 통원치료는 한 번 병원에 갈 때 교통비 명목으로 8000원을 받을 뿐이고 합의할 때 위자료 15만원이 전부다. 통원치료 10회 받았으면 8000원×10 = 8만원이고 여기에 위자료 15만원 합하면 23만원이다. 20회 통원치료 받았으면 31만원이다.

20만~30만원 받자고 병원에 가는 데 30분, 기다리는 데 30분, 물리치료 받는 데 1시간, 오는 데 30분이 드니 합하면 거의 반나절이다. 직장인이나 가정주부가 병원 한 번 다녀오는데 거의 3시간씩 10~20번 통원치료 받아 보험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돈이 20만~30만원이다. 그거 받기 위해 안 아픈데 취미생활하듯이 병원에 왔다갔다 할 사람이 과연 있을까?
 

마디모의 역할은 따로 있다

마디모는 수백 구의 사체를 자동차에 태워 여러가지 사고를 실험해서 어디가 부러지고 어디가 함몰되는지를 분석한 프로그램이다.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처럼 가짜환자 가리는 데 활용되는 프로그램이 아니고 안전벨트, 에어백 등 교통안전 시스템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2주 진단 나온 피해자들은 대부분 신경이 눌리거나 인대가 긴장 내지 삐끗하거나 가벼운 뇌진탕 등인데 사체는 신경도 없고 인대가 긴장하지도 않고 뇌진탕도 없다. 왜냐하면 죽었기 때문이다. 결국 마디모는 2주 진단 피해자들을 분석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로봇이 고장났는지 아닌지는 공학박사들이 분석하겠지만 기계가 아닌 산 사람이 다쳤는지 안 다쳤는지는 의사가 판단해야 할 것이다.

마디모에는 마디모 본연의 역할이 있다. 예를 들어 벼랑 밑으로 자동차가 굴렀는데 운전자가 안전벨트를 맨 채 죽어 있었다고 치자. 유족들이 타살 의혹을 제기했는데 부검을 해 보니 머리는 아무 이상이 없고 내장 파열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럴 때 마디모 분석을 해 보면 ‘안전벨트를 맨 채 운전석에 그대로 앉아 있는 상태에서는 내장 파열이 올 수 없기에 교통사고를 가장한 살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든다면 두 친구 A, B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로 A는 죽고 B는 조금 다치기만 했는데 살아 있는 B가 “죽은 A가 운전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죽은 A는 오른쪽 머리를 크게 다쳐 사망했고 생존한 B는 왼쪽 머리에 부상이 있었다면 오른쪽 머리를 다쳐 사망한 A는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에 탑승했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걸 마디모를 통해 밝혀 낼 수 있을 것이다.
 

억울한 환자와 의사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사람은 자세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칠 수도 있고 안 다칠 수도 있다. 차량 파손상태와 차량 속도만으로 다칠 수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면 이런 가설도 성립한다. 차가 폐차됐다면 거기 타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사망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버스가 전복돼 수십 명이 사망한 사고에서도 어떤 사람은 멀쩡하게 걸어 나오기도 한다. 추돌실험 결과로 다쳤다 안 다쳤다를 판단할 수는 없다. 병원 중 극히 일부는 치료비를 받아 내기 위해 속칭 ‘나이롱환자’를 만들어 내기도 하겠지만 극히 일부의 병원을 제외한 모든 병원과 의사들은 엑스레이 등 각종 검사를 하고 환자를 진찰해서 진단하고 치료해 준다.

국과수의 ‘추돌실험 논문에 의하면 상해 없음으로 판단된다’라는 감정서 때문에 많은 교통사고 피해자들이 억울해하고 성실하게 환자를 진료하는 수많은 의사들은 보험사로부터 치료비를 타내기 위해 안 아픈 사람을 억지로 치료하고 허위진단서를 발급해 주는 파렴치한으로 비칠까 봐 안타까울 뿐이다.⊙

입력 : 2016.09.30

조회 :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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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철의 교통법 Why?

1961년생. 서울대 법대 졸업 / TBS 〈교통시대〉 교통사고 법률상담, TV조선 〈뉴스와이드 활〉 앵커. 현 스스로닷컴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교통사고 현장대처부터 소송절차 마무리까지》 《(만화)굿바이 음주운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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