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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마포구를 포기했나

국민의힘, 160억원 환치기로 실형 받은 인사를 구청장 후보로 확정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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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청 청사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공천을 두고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 다선 의원 출신들이 지자체장을 하겠다고 대거 나선 것도 의아스러웠는데, 공천 확정 명단에서도 눈에 띄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서울에선 마포구청장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은 마포구청장 후보로 김진천 후보를 확정했다. 중앙선관위에 게시된 김 후보의 이력을 보면 전과가 2건이다. 한 건은 음주운전(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을 받았다. 음주운전 하나만으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또다른 한 건의 전과다.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2002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다.


김 후보는 160여억원어치의 불법 환치기를 하다 걸렸다고 한다. 환치기는 외국환은행을 통하지 않고 다른 나라의 통화로 돈을 바꾸는 행위를 뜻한다. 정식으로 외환거래를 하면, 환전 수수료를 내고, 자금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 환치기를 하면 수수료도 안 내고 자금 출처도 숨길 수 있다. 주로 탈세와 해외도박, 마약밀수 등 불법자금 조달에 활용된다. 흔히 ‘보이스피싱’이라 부르는 사기 범죄에도 환치기가 활용되는 경우가 잦다.

 

마포구는 간단한 구가 아니다. 거주 인구 37만명 이상에, 한 해 예산은 7천600억원이 넘는다. 지방의 왠만한 중소도시보다 큰 규모다. 정치 성향을 굳이 따지면 민주당에 가깝다. 마포구에선 2008년 총선 이후 단 한번도 보수 후보가 구청장이나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에서 이긴 적이 없다. 


이번 대선에서 이례적으로 보수 후보에게 표를 더 줬다. 윤석열 당선인이 신승을 거둔 데는,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지했던 마포구, 양천구 같은 지역이 국민의힘으로 돌아선 게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 마포구청장에 전과가 있는 후보를 공천한 이유는 뭘까. 김성동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은 김 후보에게 그런 전과가 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후보가 중앙선관위에 서류를 직접 갖다냈기 때문에 미처 몰랐다. 현역 구의원이기 때문에 이미 전력에 대해서는 유권자의 평가를 받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마포갑 당협위원장은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내정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도 전력을 몰랐을까. 김 후보는 공관위 면접에서 전과 관련 질문을 받자 ‘160억원 규모의 외환관리법 위반을 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공관위 위원 모두 전력을 알면서 굳이 김 후보를 마포구민을 위한 후보로 택했단 얘기다. 마포구청장에 김 후보 혼자만 지원한 것도 아니다. 마포 갑, 을 통틀어 6명의 예비 후보가 있었다. 박강수, 조용술, 강영원, 조영덕 등이다.

 국민의힘 중앙공관위의 입장을 듣고자 했다. 중앙공관위는 공천에 대해 재심을 할 수 있다. 중앙공관위 위원인 양금희 위원 등 일부 위원은 취재 때문이라고 밝히자 일체 연락을 받지 않았다.  


국민의힘 모 최고위원은 “대선 유세 때 김진천 후보가 열심히 선거 운동을 하더라”고 답했다. 김 후보는 아마 열심히 뛰었을 거라 생각한다. 결과도 이를 증명할까. 선관위가 제공하는 대선 투표 득표율 살펴봤다. 김 후보의 지역구에서만 유독 윤석열 후보가 크게 졌다. 망원2동, 연남동, 성산1동이다. 최고위원의 답변이 이 정도니, 국민의힘이 지역별 대선 결과 분석을 정밀히 하긴 한건지 의문이 든다.

 

서울의 어느 구가 안그렇겠냐만은, 마포구엔 산적한 문제가 많다. 민주당 시장, 구청장 집권을 거치며 누적됐다. 박 전 시장이 허가를 주고도 설립을 지연시킨 상암동 롯데몰 문제가 대표적이다. 교육 인프라 문제도 시급하다. 마포 전역이 재개발되며 마포구엔 젊은 부부들이 유입됐다. 직주근접 붐이 일며 강북의 주요 거주 지역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교육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아 아이들 교육 때문에 어느 시기가 되면 목동이나 강남 지역으로 이주를 고민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마포구민들이 14년만에 보수 후보 윤석열 당선인에게 돌아선 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기대가 있었을 터다.


현재 구청장인 유동균 구청장은 3건의 전과가 있다.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이 2건, 음주운전 1건이다. 마포구청은 유동균 청장의 고향인 전북 고창군에 387억 원을 들여 마포구민 휴양시설을 지으려 시도했다. 논란이 일 것 같자, 지난해 초 계획을 취소했다. 도대체 마포구민 중 몇명이나 자동차로 4시간 가까이 걸리는, 그것도 하필 현직 구청장의 고향인 고창군으로 쉬러 갈 수 있을까. 마포의 민주당원들 내에서도 유 구청장을 공천하면 안된다는 글이 돌 정도다.

 

이제 마포구민들은 전과 3범인 민주당 구청장과 외환관리법을 위반한 경제사범인 국민의힘 후보를 두고 누가 나은지 판단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이게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국민의힘의 첫 공천 현주소다.   

 

글=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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