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즉 검철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강행하기로 한 가운데 윤석열 당선인측이 이를 국민투표에 붙이는 방법을 제안해 그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의 폭거에 맞서 헌법 정신을 지키기 위해 당선인 비서실은 대통령 당선인께 국민투표를 붙이는 안을 보고하려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 시점에 국민투표를 함꼐 치른다면 큰 비용이 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 검수완박 법안을 상정하면서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에 나섰지만, 앞서 민주당이 4월 임시회 회기를 이날 오후 12시까지로 단축하는 수정안을 통과시키면서 필리버스터는 회기가 끝나는 자정을 기점으로 종료됐다.  

다음 회기는 오는 30일 시작되며, 검수완박 법안은 자동 상정된다. 의석 수 열세인 국민의힘이 본회의 통과를 저지할 방법이 없는 만큼 당선인측이 고육지책으로 국민투표 제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6월 1일에 국민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장제원 당선인 대변인이 언급한 국민투표 제안은 국민의힘 의원들, 심지어 권성동 원내대표조차 알지 못했던 사안이다.   장 대변인이 당선인에게 보고를 마쳤는지, 윤 당선인의 입장이 나왔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국민투표 요건은 헌법 제130조2항에 따라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 국방, 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 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 

다만 현 헌법 체제에서는 이뤄진 사례가 없다. 따라서 국민투표인 명부를 만들어야 하는데 시간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앙선관위측도 "명부 작성이 불가능해 6.1 지방선거때 국민투표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선인측이 이같은 제안을 검토중인 것은 검수완박에 반대하는 여론전을 주도해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한편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거부권 행사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분석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