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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꽁꽁 빙판길보다 살얼음판이 더 위험하다

한문철  스스로닷컴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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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브길, 교량 위, 터널 끝부분에 블랙아이스 많아
⊙ 제동거리가 3배 이상 늘어나 평소보다 속도 50% 줄여도 멈추기 어려워
눈이 온 후 생긴 빙판길에서 미끄러진 차량이 가드레일에 걸려 있다. 사진=조선일보DB
1월 5일이 소한(小寒)이고 1월 19일이 대한(大寒)이다. 글자만으로 보면 대한이 소한보다 더 추울 듯하지만 실제로는 소한이 더 춥다. “소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있어도 대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없다”라는 속담이 있듯이 1년 중 제일 추울 때가 소한이고, 그다음이 대한이다.

요즘은 우리나라도 점차 아열대 기후화해 가고 아파트 생활이 일반화해 추운 줄 모르고 지내지만 춥고 배고픈 시절인 50~60년대에는 끔찍하게 추웠다. 옛날만큼은 춥지 않더라도 겨울은 역시 겨울이다. 포근한 듯하다가도 갑자기 추워지고 낮에는 따뜻하다가도 늦은 밤엔 기온이 급강하하기도 한다.

겨울철엔 밤이 길고 바깥활동이 많지 않음에도 교통사고가 줄지 않는다. 그 이유는 눈길, 빙판길 사고가 많기 때문이다. 갑자기 많은 눈이 내렸을 때 자동차 여러 대가 부딪치고 엉켜 있는 사고 현장을 뉴스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눈길 사고에서 자동차는 많이 찌그러지지만 크게 다치거나 사망사고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 이유는 눈길에 천천히 진행 중 브레이크 잡을 때 제대로 서지 않고 미끄러지는 사고이기에 여러 대가 부딪치더라도 치명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눈이 녹은 다음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눈이 녹았기에 안심하고 속도 높여 달리다가 갑자기 나타난 빙판에 미끄러져 옆에 가는 차와 부딪치거나, 중앙선 넘어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차와 세게 부딪치거나, 또는 이미 사고가 나 있는 현장을 수습하던 사람들을 덮치는 2차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갑자기 나타나는 빙판, 즉 안 보였던 빙판=블랙아이스(black ice)다. 아스팔트 위에 얼음이 얼었는데 얇고 투명해서 얼음으로 안 보이고 얼음 아래의 아스팔트가 그대로 보여 아스팔트 색깔, 즉 검은색 얼음판이라는 뜻이다. 또 다른 설명은 도로 위에 남아 있던 적은 양의 물이 영하의 날씨에 얼어붙어 얇은 얼음막이 형성되면서 먼지 등이 달라붙어 검은색 아스팔트처럼 보이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공포의 블랙아이스

블랙아이스는 동트기 전 새벽시간에 많이 발생한다. 이때가 제일 춥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엔 차들도 없어서 신나게 달리다가 갑자기 나타난 (라이트 불빛에 비칠 땐 물인지 얼음판인지 구분이 잘 안 되어 얼음판인 줄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빙판에 깜짝 놀라 브레이크 잡다가 자동차가 통제되지 않아 큰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

해 뜨면 기온이 오르면서 블랙아이스가 녹지만 낮에도 블랙아이스가 남아 있는 곳이 있다. 춥거나 응달진 곳이다.

그 첫째는 커브길이다. 커브길은 한쪽은 햇볕이 들고 반대쪽은 응달이다. 다른 곳은 눈이 다 녹았는데 커브길을 돌면 아직 녹지 않았거나 녹았던 물이 얼어 있는 곳이 있다. 그럴 때 놀라서 브레이크를 잡으면 차가 한 바퀴 돌아 반대편 배수로에 처박힐 수 있다. 커브길을 돌며 차가 반대편 배수로에 처박혀 있는 걸 보고 브레이크 밟는 순간 내 차도 똑같이 미끄러져 처박혀 있던 차나 그 주변에 서 있던 운전자를 때리는 사고도 많다.

두 번째는 일반 아스팔트가 아닌 교량 위다. 일반 아스팔트는 지열이 있지만 교량이나 고가도로는 지열이 전달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아 블랙아이스가 곳곳에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고가도로나 긴 교량을 지날 땐 조심해야 한다.

세 번째는 터널 끝부분이다. 터널 입구는 햇빛이 들지 않아 응달진 곳이기에 블랙아이스가 생길 수 있고, 터널 중간엔 춥지 않아 물기였던 것이 출구쪽에선 바깥 바람에 얼어 블랙아이스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블랙아이스는 잘 보이지 않는다.
 

제동거리, 3배 이상 차이

블랙아이스가 있을 만한 상황에선 미리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조심의 첫 번째는 속도를 줄여야 하고 두 번째는 급차로 변경 내지 앞차를 추월하지 말아야 한다.

앞에 가는 차와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가면 갑자기 나타는 블랙아이스에 당황하지 않아도 되고 브레이크를 잡더라도 크게 미끄러지지 않을 것이기에 사고를 피할 수 있다. 블랙아이스가 아니더라도 커브길은 반대편 시야가 확보되지 않기에 천천히 가야 하고, 교량 위와 터널에서는 차로변경이 금지되어 있지만 겨울철 블랙아이스에 대비하기 위해선 더욱 더 잘 지켜야 한다.

블랙아이스는 완전한 빙판이 아니고 살얼음판이기에 차가 덜 미끄러질 걸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스팔트 위의 얼음 두께가 0.1cm건 1cm이건 차가 미끄러지는 건 똑같다. 마른 아스팔트와 블랙아이스를 비교하면 제동거리(브레이크 잡아서 멈추기까지의 거리)가 3배 이상이다.

제동거리가 3배 이상 차이 나기에 평소보다 속도를 50% 줄여도 실제로 미끄러지면 멈추지 못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앞차에 대한 안전거리를 평소보다 2배 이상 띄우고 블랙아이스가 있을 듯한 곳에서는 차가 밀리지 않고 뻥 뚫린 곳이더라도 속도를 줄이는 게 안전하다.

얼음이 두껍게 얼어 있으면 썰매도 타고 얼음 깨고 낚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살얼음판에서는 조심조심해야 한다. 살얼음판에는 아예 안 들어가는 게 상책이고 들어가게 된다면 조심해야 한다. 블랙아이스는 살얼음판이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살얼음판 있는 곳을 안 들어갈 수는 없다. 하지만 살얼음판을 지나면서 용감하면 안 된다. 살금살금 걷듯이 자동차도 조심해서 천천히 가야 한다.

급히 핸들을 틀면 평소와 다르게 핑그르르 돌 수 있다. 급브레이크 잡으면 제동되지 않고 제멋대로 미끄러질 수 있다. 급조향, 급제동은 빨리 가기 때문에 하게 된다. 천천히 가면 급조향, 급제동 안 해도 된다. 아무리 운전 잘하는 사람도 갑자기 나타난 블랙아이스에서는 꼼짝 못한다. 블랙아이스에서의 운전 스킬은 딱 하나다. 서두르지 않는 것, 즉 빨리 가려 하지 않는 거다.

속도가 빠르면 브레이크 잡았을 때 차가 멋대로 움직인다. 앞차를 추월하려면 차로변경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조향장치가 말을 안 들을 수 있다. 눈이 펑펑 내려 쌓인 도로나 길 전체가 두껍게 빙판으로 변한 도로보다 중간중간 암초처럼 숨어 있는 블랙아이스가 더 위험하다는 걸 잊지 말자.⊙

입력 : 2017.01.30

조회 :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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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철의 교통법 Why?

1961년생. 서울대 법대 졸업 / TBS 〈교통시대〉 교통사고 법률상담, TV조선 〈뉴스와이드 활〉 앵커. 현 스스로닷컴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교통사고 현장대처부터 소송절차 마무리까지》 《(만화)굿바이 음주운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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