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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둔촌주공’ 되나... 내홍 겪는 삼익그린2차, 집행부·대의원 진실 공방

조합 “집행부 흔들기 지양해야” vs 대의원측 “정관 변경 등 私益 챙기려해”... 업계 “정비사업 이해 부족”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갈등으로 ‘공사 중단’이라는 업계 초유의 사태를 맞은 가운데 삼익그린2차 조합원들 사이에 “둔촌주공 꼴 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맨션2차 조감도

최근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맨션2차’가 ‘제2의 둔촌주공’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당 조합이 집행부와 대의원간 법적 공방에 이어 쌍방 해임 총회를 예고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기 때문. 

 

앞서 국내 최대 재건축 프로젝트로 평가받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최근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갈등으로 ‘공사 중단’이라는 업계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에 삼익그린2차 조합원들 사이에 “우리도 둔촌주공 꼴 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제기된다. 공교롭게도 두 사업지는 같은 강동구 지역, 위치도 각각 ‘둔촌동’과 ‘명일동’ 바로 옆 동네다. 

 

1983년 준공된 삼익그린2차는 작년 7월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을 진행해왔다. 기존 2400가구에서 3350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 이곳은 지난달 최종안전진단까지 통과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대의원과 일부 조합원 40여 명이 조합장과 상임이사 등 집행부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내홍이 불거졌다. 


이런 와중에 조합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3월 월급’이 공개되면서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형국이다. 현 조합장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자신의 임금 내역을 문자 메시지를 통해 공개했다. 내역에 따르면, 조합장은 월급으로 450만원·상여금 450만원·연말정산 264만6650원 등 총 1036만90원을 세전(稅前)으로 받았다. 이에 일부 조합원이 “나는 대출이자 갚느라 허덕이는데 집행부는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며 집행부의 임금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조합이 내홍에 휩싸이자 일부 조합원과 재건축 업계에서 ‘사업 지연’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재건축 사업의 경우 집행부가 해임·교체될 시 사업이 ‘올스톱’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이에 조합 측은 “잘못된 사실이 퍼지고 있다”며 “집행부 흔들기는 사업의 추진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집행부와 대의원 측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결국 이달 말 쌍방이 해임총회 개최를 예고하며 ‘파국’으로 가는 상황이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해당 사업지에서는 오는 27일과 30일, 두 차례에 걸쳐 총회가 열린다. 27일 개최되는 총회는 대의원 측이 조합장과 상근이사, 이사 등의 해임을 시도하는 총회다. 30일 총회는 집행부가 정비구역변경계획안과 함께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대의원들을 해임하는 안건을 상정한 총회다.

    

갈등의 불씨는 조합 정관 변경 논란에서 시작됐다. 일부 대의원은 집행부가 자체적으로 정관을 변경해 조합 임원직을 맡을 수 없는 소유주가 이사를 맡았고, 상가 소유주에게도 주택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을 야기한 정관은 ‘보류지’ 관련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익그린맨션2차 재건축 정관 45조에는 ‘조합원에게 공급하고 남는 잔여주택이 30세대 이상인 경우에는 일반에게 분양하며, 그 잔여주택의 공급시기와 절차 및 방법 등에 대하여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한다. 잔여주택이 30세대 미만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적혀 있다. 이를 두고 대의원 측은 조합 집행부가 최대한 많은 보류지를 확보해 신축 아파트를 마음대로 처분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비업계 관계자는 “일반 분양가보다 높은 시세로 처분할 수 있는 보류지는 판매대금이 조합의 수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보류지가 많으면 오히려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이번 논란은 정비 사업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기인한 해프닝”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보류지 매각은 ‘정비사업 정보몽땅’에 공개 매각 공고가 실리는 등 공개입찰 방식으로 이뤄지기에 소수의 인원들이 알음알음 싼 값에 인수한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정관 변경 논란과 함께 제기된 조합장 급여 논란도 상여금을 월급에 포함시키면서 생겨난 오해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월급이 1000만 원’이라는 것과 관련해, 실제 조합장의 월급은 세전 450만원이며, 260여만 원은 연말정산 환급액이었고, 나머지 450만원은 2021년 총회에서 승인 받은 상여금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조합장의 월 급여는 450만원으로 인근 1000가구 규모 재건축 단지 조합장과 같은 액수다. 업계 관계자는 “삼익그린맨션2차 재건축 사업지의 가구수가 2400가구임을 고려하면 조합원 1인이 부담하는 조합장 급여는 인근 단지의 절반 정도”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장 급여를 문제 삼는 것은 집행부 신뢰도에 흠집을 낼 때 사용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라며 “강남권 재건축 조합장 중엔 월 급여로 1000만원 가까이 되는 금액을 수령하는 이들이 없지 않다”고 귀띔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총회로 인해 삼익그린2차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인근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집행부가 해임·교체될 때까지 사업이 중단된 바 있다. 집행부 교체 이후에도 사업 정리에 시간이 소요돼 2년 가까이 표류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삼익그린2차의 경우 안전진단을 막 통과하고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만큼 기로에 서 있다”며 “분열된 모습을 보이기보다 조합원간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입력 : 2022.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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