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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상향등(上向燈)을 켜는 건 불법이 아니다

한문철  스스로닷컴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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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향등은 30~40m밖에 못 보지만 상향등은 100m까지 볼 수 있어
⊙ 야간에 시골길이나 고속도로 달릴 때는 사고 예방 위해 상향등 켜야
야간이나 날씨가 안 좋을 때 사고예방을 위해 상향등을 켜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사진=조선일보DB
자동차의 전조등은 두 가지가 있다. 약 40m까지 비추는 하향등과 100m까지 비추는 상향등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하향등만 켜고 상향등은 아주 특별한 경우, 급박한 위험상황에서 상대에게 경고하거나 앞서가는 차가 너무 느리게 갈 때 빨리 가거나 비켜달라는 의미로 깜빡깜빡하는 경우에만 사용하고 그 외에는 거의 사용을 안 한다.

상향등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상향등 사용을 불법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주 오는 차가 상향등을 켰을 때 순간적으로 앞이 안 보이다가 다시 시력을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약 3.23초라고 한다. 시속 60km로 주행 중이었으면 약 50m를, 시속 100km로 주행 중이었으면 거의 90m를 눈 감고 달리는 거나 마찬가지다. 만일 그사이에 고장 난 차가 앞에 서 있거나 무단횡단자가 있으면 그대로 들이받을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마주 오는 차에 방해되는 행위이기에 상향등을 켜는 건 불법이거나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인 듯하다. 이는 큰 잘못이다.
 

하향등으로는 30~40m밖에 못 봐

상향등을 켜는 건 불법이 아니다. 자동차 계기판에 비상등도 있고 하향등도 있고 상향등도 있다. 등이 있다는 건 필요할 때 켜야 하기 때문이다. 상향등도 켜야 할 때가 있다. 방향 전환할 때 깜빡이 켜듯이 어두워 앞이 잘 안 보일 땐 상향등을 켜야 한다.

시내 도로는 가로등도 있고 빌딩 불빛도 있고 차들의 속도가 빠르지 않아 하향등으로도 충분하다. 컴컴한 시골길이나 고속도로에서는 상향등을 켜야만 한다. 제한속도 시속 80km인 시골 국도를 달리다가 갑자기 동물이 나타날 수도 있고,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앞에 고장 나거나 사고가 나서 주행차로를 가로막고 서 있는 차를 만날 수도 있다.

하향등만 켜고 시속 80~100km로 달린다면 도저히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향등은 앞쪽에 보이는 게 겨우 30~40m이다. 50m까지 보인다는 사람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30~40m가 겨우 보일 뿐이다. 시속 80km로 달리다가 갑자기 도로에 동물이 나타난다면 (시골길에서는 축사의 소나 말이 우리를 탈출해 차도에서 뛰거나 횡단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피할 수 있을까? 시속 80km로 달릴 때 1초에 약 22m 진행하는데 30~40m 앞에 갑자기 소나 말이 나타나면 ‘으악~’ 하면서 브레이크를 밟기까지 약 0.7~1초 걸린다. 그 후 브레이크의 작용에 의해 멈추게 되는 데도 일정한 시간과 거리가 필요하다.

더욱이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다가 약 40m 앞에 사고가 나서 아무런 등도 켜지 않은 자동차를 발견한다면 더욱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속 100km로 달릴 때 1초에 28m 진행하는데 40m 앞에 사고가 나서 길을 가로막고 있는 시커먼 자동차를 발견하면 브레이크 밟는 순간 사고로 이어질 것이다.

이런 경우 하향등이 아닌 상향등을 켜고 진행했다면 100m 앞까지 보이기에 앞쪽에 나타난 동물이나 사고가 난 차를 미리 발견하고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야간에 시골길에서는 상향등 켜 줘야

여기서 날씨가 안 좋을 때의 감속(減速) 의무를 살펴보자. 안개가 자욱하거나 눈이나 비가 너무 많이 내려 앞쪽이 잘 안 보일 때, 가시거리가 100m 이내일 때는 제한속도를 50% 이하로 줄여야 한다.

밤에는 가시거리가 얼마나 될까? 하향등에 의해 보이는 거리는 30~40m이기에 폭우나 폭설 때의 감속 의무보다 더 감속해야 하는데 밤에 감속운행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가시거리 30~40m라면 달리는 속도는 시속 60km 이하로 달려야 할 것이다. 더 안전하게 가려면 시속 20~30km로 달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시골 국도나 고속도로에서 밤에 그렇게 느리게 달리는 차들은 없다. 지금까지 운이 좋았기에 사고가 없었을 뿐이고, 컴컴한 밤에 시골 국도나 고속도로에서 앞에 동물이 있거나 사고 난 차가 있었다면 대부분 사고를 경험했을 것이다. 이런 사고를 피하려면 천천히 가야 한다. 앞쪽에 뭔가가 보일 때 바로 멈출 수 있을 정도로 서행(徐行)해야 한다. 하지만 밤에 서행하라는 규정은 도로교통법에 없다. 그리고 그렇게 천천히 달리는 운전자도 없다.

앞은 안 보이는데 느리게 가는 건 싫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쪽이 충분히 보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상향등을 켜야 한다. 그래서 100m까지 앞이 보이도록 해야 한다. 상향등은 켜야 한다. 컴컴한 밤 시골길과 고속도로 등에서는 상향등을 켜야 한다. 불법이 아니다.
 

상향등을 켜지 말아야 할 경우

다만, 상향등을 켜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

첫째는 맞은편에서 오는 차의 운전자에게 방해될 때다. 둘째는 바로 앞에 다른 차가 갈 때다. 셋째는 교통이 빈번한 곳이다. 맞은편이나 바로 앞에 다른 차가 있으면 상향등 불빛에 눈부셔 정상 운전에 방해가 되고, 교통이 빈번한 곳에서는 앞에도 차가 있고 맞은편에도 차가 있어서 하향등을 켜야 한다.

컴컴한 시골길과 고속도로를 달릴 때 앞에 다른 차가 있으면 그 차 뒤쪽에서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그 뒤를 따라가는 게 안전하다. 하지만 앞에 다른 차가 없을 땐 상향등을 켜야 한다.

그런데 맞은편에서 차가 오더라도 상향등을 그대로 유지해도 될 때가 있다. 중앙분리대가 높거나(고속도로에 최근에 설치된 중앙분리대는 높이 127cm이다) 약 80cm의 중앙분리대 위에 방현망(맞은편 차의 불빛으로 인해 눈이 현란해지는 걸 막아주는 철망, 높이 60cm)이 설치되어 있는 곳은 방현망 높이와 승용차 높이가 비슷해 승용차가 상향등을 켜더라도 중앙분리대나 방현망이 불빛을 막아주기에 반대편 차량에 불편을 주지 않는다(물론 차체가 높은 차들은 예외).

낮에 비해 컴컴한 늦은 밤이나 새벽에 일어나는 사고가 더 치명적이다. 차들이 별로 없어서 빠르게 달리기 때문이다. 빨리 달리려면 앞쪽의 시야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컴컴할 땐 속도를 줄이거나 상향등을 켜자. 상향등은 불법이 아니다.⊙ 

입력 : 2017.03.30

조회 : 1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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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철의 교통법 Why?

1961년생. 서울대 법대 졸업 / TBS 〈교통시대〉 교통사고 법률상담, TV조선 〈뉴스와이드 활〉 앵커. 현 스스로닷컴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교통사고 현장대처부터 소송절차 마무리까지》 《(만화)굿바이 음주운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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