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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중단’ 둔촌주공 사태... 조합·시공사 갈등 ‘공사비’ 아닌 ‘마감재 업체’ 선정에서 비롯됐나

시공사업단 “조합 특정업체 요구했다” vs 조합 “특정 브랜드 요구한 적 없다”

조합이 특정 층간차음재 업체와 시공사업단의 미팅을 주선한 것으로 보이는 공문(왼쪽)과 시공사업단이 공개한 마감재 품목 업체 명단.

국내 최대 재건축 규모로 알려진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공사 중단’ 등으로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시공사 측이 조합의 마감재 업체 교체 개입 의혹을 제기하자 조합 측은 “시공사의 여론조작”이라며 부인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해당 공사가 당장 재개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동구 소재 둔촌주공아파트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 2032가구의 신축 아파트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짓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으로 구성된 시공사업단을 시공사로 선정한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 2020년 착공에 앞서 공사비를 약 5600억원 증액(총 공사비 3조2293억 원)하는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조합 집행부가 바뀌면서 시공사업단과 갈등이 이어져 결국 공사 중단 사태까지 온 것이다.


조선비즈에 따르면,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 11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시공사업단에 ‘둔촌주공 사업 정상화를 위한 연석회의 제안’ 공문을 보냈다. 조합은 “시공사업단이 주장하는 3조2000억 원의 공사비 증액 계약을 인정하겠다”는 의사를 공문을 통해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조합은 “고급화 공사(마감재공사 등)는 조합의 요청을 적극 수용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조합이 변경을 원한 마감재 업체는 창호, 층간 차음재, 가구, 타일, 홈 네트워크 부문 등 19곳이다. 조합은 붙임 자료를 통해 변경을 요구하는 마감재를 공급하는 특정 업체들을 명시했다.


이에 시공사업단은 반발하고 나섰다. 사업단 측은 “이미 마감재업체와 계약을 완료한 상황에서 조합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기존 업체들과 계약을 파기하고 손해배상까지 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명백하게 비상식적인 처사”라고 강조했다. 


사업단 측은 “조합은 지속적으로 특정 업체의 선정을 요구하고 해당 업체가 선정되지 않을 경우 자재승인을 미루는 등 공사 진행을 지연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구와 타일, 위생도기 등에 대해서는 공사기간과 비용에 대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조합이 자체적으로 입찰 절차를 진행해 사업자를 선정한 후 시공사업단에 통보했다”고 했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마감재 선정 개입은 서울시가 2011년 제정 발표한 정비사업 공사표준계약서 상 ‘조합 및 조합원의 이권 개입 및 청탁 금지’ 조항에 위배된다”며 “합리적인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조합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조합 측 개입을 명백한 시공사 권한침해로 규정했다. 작년 12월 진행된 둔촌주공 민원 중재 회의에서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이 시공사의 역할을 침해하는 것 같다”며 “계약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업체 선정은 당연히 공사를 수행하는 시공사의 권한”이라고 했다. 


시공사업단 측은 “조합은 층간차음재와 홈네트워크 시스템, 창호 등에 대해서도 작년 7월 임시총회를 열고 교체를 결정했다”며 “특히 조합은 층간차음재의 경우 층간차음에 대한 공인인증 성적이 없는 업체로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동주택 바닥충격음 차단구조인정 및 관리기준’에 따르면 품질이 인증되지 않은 업체는 공사 납품업체로 선정될 수 없다. 


시공사업단 측은 “홈 네트워크 납품 업체도 조합장이 몸 담았던 기업으로 바꿔 달라는 요구가 지속됐다”며 “조합장은 당선 전부터 홈 네트워크 업체 변경을 꾸준히 요구했고 지난해 7월에는 총회를 열어 업체 변경을 시도했다”고 했다.

 

현재 홈 네트워크 납품 업체는 2020년 2월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됐다. 해당 업체는 최근 공사 중단으로 약 40억 원의 손실을 입었고, 교체가 진행될 경우 기회비용을 포함해 2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체 변경에 따라 조합원들이 얻을 실익이 전혀 없다”며 “기존업체가 소를 제기할 경우 피해보상액은 고스란히 조합의 부담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둔촌주공 공사 중지는 표면적으로는 공사비 인상으로 인한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갈등이지만 이면에는 하도급 업체 선정에 개입하려는 조합의 이권 개입이 자리한다”며 “일부 집행부의 이익을 위해 납품업체 변경 요구가 길어질수록 전체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는 사업비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둔촌주공 조합 측은 “대부분의 재건축 현장에서 마감재 선택은 조합이 투표로 하고 납품할 회사를 선정하는 것은 시공사가 입찰로 한다. 둔촌주공도 그 절차를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조합 측 관계자는 21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 시공사 권한인 마감재 업체 선정과 관련해 “마감재를 선정할 충분한 시간이 아직도 있다. 시공사가 2019년도에 정한 것을 그대로 하겠다는 것은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며 “조합은 좋은 제품을 채용해달라는 것이지 브랜드를 요구하는 것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감재를 바꿔 비용이 더 든다면 조합이 그 차액도 주겠다는데 시공사가 기존 업체를 고집하는 것은 우리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조합 측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 문제와 관련해서는 “계약 절차에 문제가 많으니 계약서를 새로 쓰자는 것”이라며 “똑같은 계약서를 다시 쓰자는데 시공사업단이 왜 받아주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입력 : 202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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