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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자전거, 좌회전해 말아?

한문철  스스로닷컴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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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는 미리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로 붙어 서행하면서 교차로의 가장자리 부분을 이용하여
좌회전해야” (도로교통법)
⊙ 법제처, “도로교통법 개정할 때 Hook Turn을 전제로 한 것이기에 두 번에 나눠 건너는 게 맞다”고
유권해석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에 해당된다. 따라서 보도(인도)로 다니면 안 되고 차도로 다녀야 한다. 물론 요즘은 보도에 보행자와 자전거가 같이 다닐 수 있도록 한 곳도 제법 많다.

자전거는 자전거도로가 따로 있을 때는 그곳으로 다녀야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땐 차도로 다녀야 한다. 자동차나 오토바이에 비해 속도가 느리기에 중앙선 기준으로 가장 오른쪽 차도(보도에 붙은 쪽 차도)의 우측 가장자리에 붙어서 통행해야 한다. 자전거도로가 없으면 차도의 오른쪽 끝부분, 즉 보도에 바짝 붙어 다니라는 얘기다.

가령 중앙선 기준으로 한쪽으로 세 대의 차가 다닐 수 있는 편도 3차로 도로에서 오토바이는 3차로로, 자전거는 그 오른쪽 가장자리로 가라는 얘기다. 자전거가 3차로 가운데를 차지하고 천천히 가면 뒤에서 오는 자동차나 오토바이에 방해되거나 또는 자전거가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일 바깥 차로인 3차로에는 자동차와 자전거가 나란히 진행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자동차나 오토바이 운전자는 자전거와 안전거리(앞쪽으로 안전거리가 아니라 오른쪽 옆의 자전거와 부딪치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자전거가 좌회전하려면?

직진할 때는 자전거가 가장 바깥 차로의 가장자리로 가면 되고 우회전할 때도 그대로 오른쪽으로 우회전하면 되는데, 좌회전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도로교통법 제25조 제2항은 〈모든 차의 운전자는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려는 경우에는 미리 도로의 중앙선을 따라 서행하면서 교차로의 중심 안쪽을 이용하여 좌회전하여야 한다.

다만, 지방경찰청장이 교차로의 상황에 따라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지정한 곳에서는 교차로의 중심 바깥쪽을 통과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풀어서 얘기하면 양쪽에서 좌회전해야 하기에 교차로의 가운데 부분은 남겨 두기 위해 (예전엔 교차로 한가운데서 교통경찰이 수신호로 교통정리했었는데 그 부분을 침범하지 않도록) 교차로 중심을 침범하지 않고 안쪽으로 좌회전하되, 두 개 이상의 차로에서 좌회전이 허용되는 곳에서는 (이런 곳은 양쪽 동시 좌회전이 아니라 직좌 동시신호일 때가 보통일 것이다) 예외적으로 교차로 중심을 지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과거(2011년 12월 9일 이전)엔 자전거도 차에 해당되기에 자전거가 좌회전할 때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포켓차로 또는 1차로에서 중심 안쪽으로 좌회전해야 했었다. 도로의 오른쪽 가장자리로 진행해 오던 자전거가 좌회전하기 위해 1차로 또는 포켓차로까지 가려면 대각선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이 경우 뒤에서 오는 자동차들 때문에 위험해질 수 있고 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자전거를 안전하게 좌회전시키기 위해 2011년 12월 9일부터 도로교통법은 제25조 제3항에서 〈제2항에도 불구하고 자전거의 운전자는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려는 경우에는 미리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로 붙어 서행하면서 교차로의 가장자리 부분을 이용하여 좌회전하여야 한다〉라고 자전거의 좌회전 방법을 별도로 마련하였다.
 

‘Hook Turn’의 문제

자동차나 오토바이처럼 1차로 또는 포켓차로에서 좌회전하는 게 위험하기에 자전거가 안전하게 좌회전할 수 있는 법규정을 새로 만들었는데 문제가 생겼다. 자전거의 좌회전 방법은 〈미리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에 붙어 서행하면서 교차로의 가장자리 부분을 이용하여 좌회전〉하라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좌회전하라는 건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5~6학년생이나 중학생들에게 4거리 교차로 지도에 자동차와 자전거의 좌회전 방법을 그림으로 그려 보라고 하면 어떻게 그릴까? 자동차나 오토바이는 1차로에서 좁은 원을 그리며 좌회전할 것이고, 자전거는 3차로 가장자리에서 큰 원을 그리면서 좌회전할 것이다.

왜냐하면 좌회전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회전이라는 건 돈다는 뜻이다. 우회전은 오른쪽으로 돌고, 좌회전은 왼쪽으로 돈다는 뜻이다. 왼쪽으로 돌아야 하는데 도로의 오른쪽 가장자리로 붙어 천천히 교차로의 가장자리 부분을 이용하여 좌회전하라고 했기에 최대한 콤파스를 크게 벌려 원을 크게 그려 왼쪽으로 회전시켜야 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신호등 없는 곳은 그나마 나을 수 있지만 (적당히 눈치 보면서 차 안 올 때 좌회전하면 되기에) 신호등 있는 교차로에서는 양쪽에서 동시 좌회전할 때 원을 크게 그려 좌회전하는 자전거는 맞은편에서 좌회전하는 자동차와 마주치게 된다. 또 직좌 동시신호일 때는 원을 크게 그리며 좌회전하는 자전거는 뒤에서 직진해 오는 자동차와 만나게 된다. 자전거를 보호하기 위해 새로 만든 좌회전 방법이 오히려 더 위험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 자전거 운전자들은 한 번에 좌회전하기를 포기하고 보행자들처럼 먼저 반을 건너고(직진하고), 다음 신호에 왼쪽으로 또 직진하는 방법으로, 즉 두 번에 나눠 왼쪽 방향으로 가기도 한다. (이와 같이 ‘ㄱ’ 자 형태로 좌회전하는 방법을 영어로는 갈고리처럼 돈다고 해서 ‘Hook Turn’이라고 한다.) 하지만 맞은편에도 차가 안 오고 뒤에서 직진하는 차도 없을 때는 도로교통법에 정해진 방법으로 오른쪽 가장자리에서 원을 크게 그리며 좌회전할 것이다.
 

법제처의 유권해석

여기서 또 문제가 생겼다. 원을 크게 그리며 한 번에 좌회전하는 자전거 운전자를 경찰관이 단속한 것이다. “두 번에 나눠서 가야 하는데 한 번에 간 것은 도로교통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무슨 소리냐, 도로교통법에 원을 크게 그려 좌회전하라고 해서 시킨 대로 한 건데 왜 단속하느냐”고 했더니 경찰청은 법제처에 도로교통법 25조 3항에 대해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법제처는 “도로교통법 개정할 때 Hook Turn을 전제로 한 것이기에 두 번에 나눠 건너는 게 맞다”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과연 누가 맞을까? 법조항대로 원을 크게 그리며 한 번에 좌회전하는 게 맞을까? 아니면 경찰청이나 법제처 입장처럼 두 번에 나눠 도는 게 맞을까? 법률은 명확해야 하고 불명확할 땐 국민에게 불리하지 않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한다. 한 번에 크게 도는 게 맞는지, 두 번에 나눠 가는 게 맞는지 누가 결정할 것인가?

법은 상식의 최소한이다. 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2학년 정도의 건전한 상식으로 해석되는 게 법이어야 한다. 좌회전은 왼쪽으로 돌라는 거다. 우회전이 오른쪽으로 한 번에 돌 듯이 좌회전도 왼쪽으로 한 번에 도는 게 상식에 맞다. 따라서 지금의 도로교통법으로는 한 번에 크게 돌면서 좌회전한 자전거 운전자를 단속하면 안 된다.

도로교통법 개정을 논의할 때 ‘Hook Turn’으로 논의되었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면 명확하게 두 번에 나눠 건너야 한다고 정했어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잘못(논의할 때는 Hook Turn이라 해 놓고 정작 법조항 만들 땐 Hook Turn을 빼먹은 점)한 걸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릴 수는 없다.

지금이라도 (자전거의 안전을 위해서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야 한다. 자전거의 좌회전 방법에 대해 신호등 있는 교차로에서는 두 번에 나눠서, 신호등 없는 교차로에서는 편도 2차로 이상의 도로에서는 두 번에 나눠서, 편도 1차로의 좁은 곳에서는 한 번에 (주택가 골목길이나 편도 1차로의 좁은 교차로에서도 직진으로 건너가서 멈추었다가 다시 왼쪽으로 건너가라는 건 우습다) 좌회전할 수 있도록 고쳐야 한다.

과거 어느 정부에서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소리쳐 자전거 숫자는 늘렸지만 자전거의 안전은 깊이 생각지 못했던 것 같다. 이번 정부는 자동차와 자전거, 보행자 모두가 안전한 교통정책을 마련해 주길 기대해 본다.⊙

입력 : 2017.06.30

조회 : 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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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철의 교통법 Why?

1961년생. 서울대 법대 졸업 / TBS 〈교통시대〉 교통사고 법률상담, TV조선 〈뉴스와이드 활〉 앵커. 현 스스로닷컴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교통사고 현장대처부터 소송절차 마무리까지》 《(만화)굿바이 음주운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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