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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이 풀어야 할 ‘진짜’ 중요한 숙제

靑 특감반원 A씨의 비극적인 죽음과 유가족의 삶, 그리고 당선인의 임무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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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얼마 전 어느 취재원으로부터 A씨 유가족의 근황을 들을 수 있었다. A씨가 세상을 뜬 이후, 그의 아내는 생계가 막막해졌다. 아들이 대학 입학을 앞둔 시점에 참변이 벌어진 터라 자녀 대학 학비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공무원 연금이었다. 공무원이 순직이 아닌 극단적 선택을 할 경우, 연금 수령액이 절반으로 깎인다고 한다. 결국 A씨 아내는 A씨 지인의 도움으로 어느 작은 법무사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고 취재원은 귀띔해줬다.
2019년 12월 2일 A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조선DB

“윤석열 검찰총장님께. 정말 죄송합니다. 면목 없지만 저희 가족들 배려 부탁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


2019년 12월 1일 경찰 참고인 조사를 세 시간 여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된 검찰 수사관 A씨(당시 6급)가 남긴 유서의 일부분이다. A씨는 ‘문재인 청와대’에서 민정비서관을 지낸 백원우씨가 비공식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백원우 별동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A씨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청와대에 파견돼 근무했었다. 그는 백원우 민정비서관 밑에서 특감반원으로 일했다. 통상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은 대통령 친인척 감찰 업무 등을 맡는다. A씨는 그러나 특감반원으로 근무하던 2018년 초, 그러니까 6·13 지방선거 직전 울산에 내려가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 상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여당의 송철호 후보를 울산시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경찰을 동원, 야당 후보였던 김기현 울산시장을 표적 수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와대는 송철호 후보의 공약 설계를 도왔다는 의심도 받았다. 

 

A씨가 사망하자 청와대는 “특감반은 이른바 ‘고래고기 사건’ 때문에 검찰과 경찰이 다투는 것에 대해 부처 간 불협화음을 어떻게 해소할지” 알아보기 위해 A씨 등이 울산경찰청을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다. 

 

야당(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권력의 핵심까지 연관되어 있는 범죄가 아니라면 단순히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이처럼 극단적인 선택을 할 필요가 무엇이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A씨가 세상을 뜨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그를 조문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검사 시절, A씨를 매우 아꼈다고 한다. 윤 당선인이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이던 2009년, A씨와 함께 근무한 인연도 있다. A씨가 윤석열 총장 앞으로 유서를 남긴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이후 A씨는 잊힌 인물이 됐다. 아무도 A씨 죽음의 진상(眞相)을 가리려고 하지 않았다. 


기자는 얼마 전 어느 취재원으로부터 A씨 유가족의 근황을 들을 수 있었다. A씨가 세상을 뜬 이후, 그의 아내는 생계가 막막해졌다. 아들이 대학 입학을 앞둔 시점에 참변이 벌어진 터라 자녀 대학 학비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공무원 연금이었다. 공무원이 순직이 아닌 극단적 선택을 할 경우, 연금 수령액이 절반으로 깎인다고 한다. 결국 A씨 아내는 A씨 지인의 도움으로 어느 작은 법무사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다고 취재원은 귀띔해줬다. 


울산시장 부정선거 의혹은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논란과 더불어 문재인 정부 최대 의혹 사건 중 하나다. 윤석열 당선인은 검찰총장 시절, 이 두 사건을 의욕적으로 수사했지만 정권의 집요한 방해로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특히 울산시장 부정선거 의혹 사건의 검찰 공소장은 당초 비공개 결정을 했다가 뒤늦게 빛을 보기도 했다. 가까스로 드러난 공소장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칭하는 표현이 39번이나 등장한다. 이 사건이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지, A씨가 왜 생(生)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는지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최근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당선인의 공약 사항이기에 여기서 그것의 경중(輕重)을 따질 생각은 없다. 다만, 당선인에게 주어진 숙제는 집무실 이전 외에도 차고 넘친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문재인 정부의 부정과 비리를 강하게 지적해왔다. 국민들은 그것을 정상화하라는 준엄한 뜻에 공감해 당선인에게 표를 줬고, 그 덕에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A씨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 속에 담긴 함의(含意)를 윤 당선인이 결코 외면해선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2.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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