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대해 공식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청와대가 당선인 발표 하루만에 이같은 입장을 보이면서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신구권력 충돌을 자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는 21일 "새 정부 출범까지 얼마 남지 않은 촉박한 시일 안에 국방부와 합참,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등 보좌기구, 경호처 등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이날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확대관계 장관회의 후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안보 문제를 제기했다. 박 수석은 "한반도 안보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안보역량의 결집이 필요한 정부 교체기에 준비되지 않은 국방부와 합참의 갑작스런운 이전과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이전이 안보공백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청와대 중심으로 설정된 비행금지구역 등 대공방어체계를 조정할 문제도 검토돼야 한다"며 "시간에 쫓겨야 할 급박한 사정이 있지 않다면 국방부·합참·청와대 모두가 보다 준비된 가운데 이전을 추진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주재한 이날 회의에는 서훈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정의용 외교·서욱 국방·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박지원 국정원장,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서주석·김형진 안보실 1·2차장 등 NSC 상임위 당연직 멤버들이 참석했다.  

또 원인철 합참의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 3명이 추가로 참석하는 등 이날 회의는 용산 이전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한 회의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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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 당선인은 20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계획을 공식 발표하면서 기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연쇄 이전 비용을 총 496억원으로 추산했다. 예비비와 집무실 이전 문제를 정부의 인수인계 업무로 규정한 뒤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특히 당선인이 안보 공백 우려에 대해 이미 충분한 검토를 했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은 청와대의 입장에 "굳이 제동을 걸고 나선 의도가 무엇인가"라며 반발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논평을 통해 "국민과 더욱 가까이서 소통하겠다는 새 정부의 결단과 계획을 응원해주지는 못할 망정, 예비비 편성부터 못 해주겠다는 발상은 옳지 못하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가 이야기 한 안보 공백의 문제는 이미 충분한 검토를 했으며, 윤 당선인이 국민 앞에 직접 설명한 만큼 즉각 국무회의에 예비비 편성안을 상정하고, 새 정부의 행보에 협력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