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는 대통령 직할 중수부? : 월간조선

여권이 검찰 개혁 방안의 핵심으로 추진해 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칭)' (이하 공수처) 설치 권고안이 나왔다. 18일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고위 공직자와 판검사 등의 범죄를 독립적으로 수사하는 공수처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발표했다.

19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공수처의 수사 대상은 대통령과 총리, 국회의원,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 헌법기관장을 포함해 장차관 등 정무직 공무원,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2급 이상 공무원(청와대 비서진과 국정원은 3급 이상), 판검사와 경무관 이상 경찰 간부, 군(軍) 장성 등이다. 해당 직위에서 퇴직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전직 공무원과 이들의 배우자·형제자매·부모와 자녀 또한 수사 대상이 된다.

이날 법무부는 이번 권고안을 바탕으로 정부 입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거나, 국회의 법안 논의 과정에서 참고로 삼겠다고 전했다. 해당 권고안을 보면 공수처는 검찰과 별개로 수사와 기소권을 갖는다. 따라서 공수처장 산하에 차장을 두고 직접 수사를 담당할 '공수처 검사'를 30~50명, 수사관은 50~70명을 두도록 했다. 국회의원들이 낸 의원 입법안이 최대 20명으로 규정한 것에 비하면 대폭 늘어난 수치다.

특히 검사 숫자만 보면 서울중앙지검의 4개 특수부 인원(29명)보다 많다. 최대 인원으로 잡을 경우 옛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합친 정도의 조직이다. 개혁위는 "공수처가 수사만 하는 게 아니라 기소, 1·2·3심 재판 관여까지 담당하기 때문에 검사가 50명이라고 해도 3~4개 팀밖에 구성할 수 없다"며 "실효성 있게 운영하려면 그 정도 규모는 돼야 한다"고 밝혔다.

18일 발표된 공수처 권고안 내용. 그래픽=조선DB

권고안에 따르면 공수처와 검찰·경찰이 같은 사람을 수사할 경우, 공수처장이 검찰에 사건을 넘겨달라고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검찰 등의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을 때는 조정 작업을 거쳐 검찰이 그대로 수사할 수도 있도록 했다.

3년 임기의 공수처장 직위의 경우 국회에 7명으로 구성되는 추천위원회를 설치, 추천위가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 개혁위 관계자는 "공수처는 독립기구"라고 전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공수처장의 인선은 국회에 설치되는 추천위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공수처 검사 선발의 경우 별도의 인사위원회를 두고 인사위의 추천을 받은 사람을 공수처장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해야 한다. 공수처장은 수사나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국회에 출석해 답변해야 한다.

한편 정부는 개혁위의 권고안을 대폭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향후 국회에서 진행될 입법 논의 역시 권고안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개혁위 발표와 관련해 검찰은 이날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향후 국회의 입법 논의 과정에서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해왔다. 일각에서는 "공수처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인만큼 대통령 직할 '중수부'가 별도로 생기는 셈"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