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전격 단일화를 선언했다. 

단일화에는 안철수 후보의 선국후사(先國後私) 정신이 가장 크게 작용했지만 돌아갈 줄도 아는 윤 후보의 뚝심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부와 윤 후보 부부 모두를 만나 화제를 모았던 관상·풍수 전문가인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는 윤 후보에 대한 한 일화를 전했다. 

백 교수는 "단일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도를 걷고, 포용력 있는 사람은 결국 이뤄내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와 나눴던 이야기가 생각나 공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전언이다. 

"사시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기 윤 후보가 대구에 사는 친구로부터 결혼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합디다. 본인이 함기지를 해주기로 했다더군요. 얇은 형사법 관련 책 한 권만 들고 대구로 내려가는데, 차가 막히더랍니다. 책을 만지작거리다가 맨 뒷장이나 한번 보자 하고 펼쳤는데, '비상상고'에 관한 법률 내용이 나오더랍니다. 이 내용은 한 번도 사법시험에 출제된 적이 없어, 사시생들 사이에서는 그냥 '패스'하는 부분이었다고 하더군요. 이왕 펼친 김에  한 번 쭉 훑어보고 차에서 내려 결혼식장으로 갔답니다. 결혼하는 친구랑 하루 재미있게 놀고, 서울로 올라와 며칠 뒤 사법시험을 봤는데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더군요."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차 안에서 읽어봤던 그 '비상상고'에 관한 법률 있지 않습니까. 그 부분이 사법고시 문제로 출제됐다는 겁니다. 이 시험에서 합격했는데 윤 후보가 저에게 한 말을 듣고, 이 사람의 '인간됨'을 느낄 수 있었죠."

-(윤 후보가) 뭐라 하던가요?

"친구의 결혼 연락을 받고도 가지 않고 고시원에서 공부했더라면 합격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하더군요."

-매사 긍정적인 사고를 가졌네요.  

"단일화도 모두 안 된다고 했지만,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사실 제가 윤 후보에게 머리도 좋은 사람이 왜 사법고시에 8번이나 떨어졌냐고 물은 적이 있는데 하는 말이 공부하다가 친구나 후배들이 힘든 일이 생기면 인생 상담도 해주고, 어려운 사시 주제를 가져와 물어보면 같이 앉아 풀어주기도 하고, 또 지인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고시원을 나와 문상을 가서, 3일장이 끝날 때까지 곁을 지켜주고 했다는 겁니다. 의리와 이타심이 강해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죠."

-'의리'와 '이타심' 때문에 늦게 출세한 것을 후회하진 않던가요?

"전혀요. 자신은 사시에 8번 떨어지면서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하더군요."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