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상대를 ‘대장동 게이트’ 몸통으로 지목하며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에게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내가 시장님(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 설득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내용은 2013년 4월 17일 자 ‘정영학 녹취록’에 등장한다. 남 변호사는 이날 정영학 회계사와의 통화에서 유 전 본부장의 이야기를 전했다. 

하루 전인 2013년 4월 16일 자 '정영학 녹취록'에는 유 전 본부장이 1000억 정도 남는 대장동 사업 구조를 짜고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는 정 회계사와의 통화에서 "동규는 한 천억 정도 남는 구조를 짜고 있어"라고 한다. 그러자 정 회계사는 "예 예"라고 답한다. 

이에 김씨는 "자기(유동규)가 하기, 구조를 하기 나름이라 그러면서"라고 하자 정 회계사는 "예 예"라고 대답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을 맡아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를 맡은 것으로 알려진 정민용 변호사가 공사에 입사(2014년 9월)하기 1년도 훨씬 전에 유 전 본부장이 사업 구조를 짜고 있었다는 것이다.  

녹취록을 분석해 보면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업 구조에 대해 김만배씨한테 이야기했고, 김씨는 이를 대장동 사업 구조를 실제 짰다는 의혹의 정영학 회계사에게 전달한 것이다. 

‘유동규-김만배-정영학’ 세 사람이 대장동 사업 구조를 공모한 정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사실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작년 10월 22일 검찰 조사에서 “김만배가 정진상·김용과 자주 만났는가요”라는 질문에 “자주인지는 모르겠지만, 만났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상·김용과 김만배가 나눈 대화는 이재명 도지사에게도 전달되는 것인가요”라는 질문에는 “그럼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어 검사가 “유동규가 정진상·김용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였나요”라고 묻자, 남 변호사는 “김용 이야기는 자주 안 했다, 유동규가 이재명 시장에게 말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진상이형한테 말해봐야지’라고 하는 것을 종종 들었습니다. 유동규도 정진상을 통해서 이재명 시장에게 의사 전달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라고 답했다.

남 변호사의 진술과 별개로 《월간조선》 보도로 최초 공개된 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 녹취록에는 2014년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 김용 당시 성남시의원, 유동규씨,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의형제’를 맺었다고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