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TV토론회 마무리 발언을 하면서 소위 '정치 개혁'을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의 초박빙 양자 대결이 예상되는 대선을 앞두고 일정 지지율을 확보한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향한 '구애'라고 할 수 있다. 보기에 따라, 이 후보를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일종의 '추파' '사탕발림'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재명 후보는 “정치가 정치인들을 위한 정치가 되었다”며 “국민들에게 차악 선택을 강요해서 결국 정치가 선의의 경쟁이 아니라 정말 상대방 발목 잡아서 실패를 유도하는 정치를 지금까지 해왔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번 기회에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그러면서 “저 이재명의 평생의 신념이기도 하다”고 하면서 “민주당에 속해 있지만 거대양당의 독점체제, 소위 적대적 공생관계를 이제는 깨고 소수정당들도 국민이 지지하는 만큼 의석을 갖고 정치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만큼 국정에 참여할 기회를 반드시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이재명 후보의 발언에 대해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는 식의 논란부터 시작해서 이재명 후보를 따라다니는 소위 '말 바꾸기'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후보는 과거 정치 운영 면에서 일방주의적, 독단주의적 성향을 가감없이 드러낸 적 있다.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인 2021년 7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직을 요구한 국민의힘과 관련해서 "180석 거대의석을 주신 국민 뜻과 달리 개혁 입법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한다”며 “압도적 과반 의석을 고려하면 법사위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 재고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적었다.

이재명 후보는 또 작년 10월 15일,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후 자당 의원들과의 상견례를 하면서 “국민이 민주당에 압도적 다수 의석을 준 이유는 발목 잡히지 말고 개혁하란 뜻”이라며 “대공황 당시 (프랭클린) 루스벨트(전 미국 대통령)는 지금도 상상하기 어려운 공산주의적, 사회주의적 강력한 정책을 했다”고 말했다.

이는 '반(反) 이재명' 세력으로부터 소위 기준 불분명한, 사회적 논쟁이 심한, 공감대를 이루지 못한 채 진행되는 거대 여당의 일방 독주를 소위 '개혁'이라고 명명하고, 이를 마치 절대선(絕對善)이라고 여기는 듯한 언행이라고 비판받을 소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재명 후보는 같은 췾로, 지난해 11월 24일 이른바 '민생·개혁 입법 드라이브'를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서 열린 ‘민생·입법 개혁 추진 간담회’에 참석해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서 위원장 혹은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의원들을 향해 '입법 부진'을 질책했다. 

이재명 후보는 당시 이 자리에서 “야당의 반대 때문에, 부당한 발목잡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을 못 한단 점을 고려해 국민이 민주당에 압도적 다수 의석을 준 것”이라며 “책임을 지란 거다. 장애물이 생기면 그 힘으로 넘으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는 “누가 발목을 잡든, 장애물이 있든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그에 상응하는 (국민의) 문책이 따르는 건 당연하다. 좀 더 빠르고 민감하게 국민의 아픈 목소리를 수용하고 가능한 일을 찾아서 해야 한다”고 재촉했다. 

이재명 후보는 또 "깊이 성찰하고, 반성하고 앞으로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변화되고 혁신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그 의미로 제가 사죄의 절을 드리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 한가운데로 이동, 국민을 향해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자당 의원들에게 “권한을 최대치로 행사하라”,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으면 하자”며 안건조정위원회, 패스트트랙 제도 등 수단을 적극 활용해 계류된 개혁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