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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재, 결국 사과는 없었다

김보름 매스스타트 5위, 제갈성렬은 ‘병주고 약주는’ 해설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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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4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김보름이 훈련하고 있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스피스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의 관전포인트는 두가지였다. 첫째, 김보름은 평창에 이어 백투백 메달리스트(두경기 연속 메달리스트)가 될 것인가. 둘째, SBS의 해설자인 배성재와 제갈성렬은 김보름에게 사과할 것인가.

시간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8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에 김보름-박지우-노선영 선수가 한 조를 이루어 출전했다. 팀추월은 마지막 선수의 기록을 기준으로 승부를 겨루는 경기다.

결승선을 앞두고 노선영 선수가 뒤쳐졌다. 노선영은 많이 뒤쳐질 경우 앞선수들에게 하기로 미리 약속한 ‘콜’을 하지 않았다. ‘아’ 소리를 지르자는 등의 약속이 ‘콜’이다. 결국 앞서서 가던 김보름과 박지우,

여기까진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선수들이 흩어져 들어오는 모습은 다른 나라의 경기에서도 자주 보였다. 그런데 SBS 배성재와 제갈성렬의 해설이 곁들여지면서 경기 내용이 달라졌다. 이들의 당시 해설 멘트 중 일부다

 

<배성재: 팀추월 종목에서 절대 나와선 안 되는, 세 명의 사이가 크게 벌어지는 장면이 나왔는데... 노선영 선수가 많이 처졌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선수가 먼저 도착하는, 팀추월에서 최악의 모습이 연출되고 말았습니다.

제갈성렬: 이런 모습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선배로서 안타깝고, 앞으로는 이런 장면이 나오지 않게끔 선수, 지도자들은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들어도 마치 김보름이 있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듯, 편파적으로 들릴 수 잇는 해설이다. 이후 일어날 일은 전국민이 기억하는대로다. 김보름은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김보름을 비난하는 이들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김보름이 지은 표정도 문제삼았다. 배성재-제갈성렬에 더해 문재인 대통령, 김어준까지 ‘김보름 죽이기’에 나섰다.

평창 여자 팀추월 경기 내막에 대해서 월간조선에서 상세하게 보도했다. ‘여자 팀추월, 왕따도 없었고 ‘콜’도 없었다‘  

https://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202103100034 )

 

김보름은 정신과 치료까지 받을 정도로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그동한 고생한 영광을 누리기는커녕 ‘노선영 왕따’ 이슈로 숨어살다시피 해야했다.

4년 후 법원은 김보름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36부(재판장 황순현)는 노선영(33)에게 ‘김보름에게 3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김보름은 2020년 11월 노선영을 상대로 약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사실, ‘왕따’ 같은 건 없었다는 건 일찍이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서도 드러났다. 법원은 그야말로 내막을 법적으로 분명히 해준 것에 불과하다.

김보름은 매스스타트 경기를 5위로 마감했다. ‘김보름 죽이기’에 첫깃발을 든 배성재-제갈성렬 듀오는 끝까지 사과를 하지 않았다. 경기에 앞서 배성재 캐스터가 이렇게 말했다.

“4년전 중계를 소환하는 분들이 있다. 유튜브에 중계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편파 중계 없었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 다만 김보름이 힘든 시기를 겪은 것은 가슴아프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일본 국회의원들에게서나 들을 법한 표현이다. 국어사전에서 ‘유감’의 뜻을 찾아보자. ‘1. 마음에 차지 않아 못마땅하고 섭섭한 느낌. 2.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다.’

배성재 씨는 어떤게 마음에 차지 않는다는 걸까.  제갈성렬 위원은 '김보름이 지난 4년간 힘들었는데 잘 이겨냈다'고 말했다. 김보름이 누구 때문에 왜 힘들었는지 제갈 위원은 모르는듯 하다. 


자신의 해설에 잘못이 있었다며 사과하는 스포츠 해설위원들이 있다. 장지현 축구 해설위원도 2019년 맨시티와 토트넘 경기 해설에서 자신이 잘못된 해설을 했다며 경기 직후 사과문을 올렸다. 축구 팬들은 ‘실수를 인정하는 모습도 역시 명해설위원’이라고 반응했다.

의도한 게 아니었어도, 자신의 말 때문에 한 선수의 인생이 구겨졌다면 사과 정도는 할 수 있는게 아닐까. 매스스타트 경기 전, 표창원 전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김보름에게 사과했다.

아니, 어쩌면 사과는 중요한게 아닐지 모른다. ‘미안하다’ 한마디로 덮기에 김보름의 지난 4년은 너무 힘들었다. 김보름은 법원 판결 후 ‘평창을 이제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평창을 그대로 보내면 안된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고, 어떤 부분이 잘못이었는지 정연히 따져봐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김보름이 맞을 앞으로의 4년을 밝혀 주는 길일지 모른다. 

입력 : 202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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